무제 문서
무제 문서
 
 
 
 
 
 
 
Untitled Document
 
 
 
 
 

약손의 목표.
기(氣)와 사랑의 "약손요법"으로 어떤 목적을 이룰 수가 있을까요?

(1) 미병(未病)을 고칩니다. 미병(未病)이란 아직 병은 아니지만 곧 병으로 발전할 상태를 말합니다.
(2) 병아닌 병, 진단서에는 결코 나타나지 않는 일상생활의 아픔을 해소합니다.
(3) 현대의 극심한 스트레스를 이기게 합니다.
(4) 만성병, 성인병(고혈압, 당뇨 등)을 다스립니다.
(5) 병치료를 마무리합니다. 질병이나 사고의 후유증을 말합니다.
(6) 노후의 불편을 덜어주며, 장수를 누리게 합니다.
(7) 마음의 병을 달래줍니다.
(8) 만성 피로를 떨쳐버립니다.
(9) 우리 문화를 해외에 알립니다

 

기초편- 1. 생명력을 기른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자신의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장담할 수 있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우리 국민 거의 모두가 저마다 이런저런 문제를 지닌 채 반쯤은 건강한, 반쯤은 병든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오늘의 실정이다.

하기는 반건강(反建康)의 결과로 나타나는 웬만한 불쾌 증상은 진통제· 해열제· 소화제· 안정제· 수면제에다가 흥분제· 각성제· 심지어는 비아그라 같은 발기제에 이르기까지 온갖 특효약이 그때그때 해소해 주고 있으니 공연히 큰일났다고 수선 떨 것까지는 없을런지 모른다.

하지만 '특효약'이란 것이 일시적인 증상 완화 효과는 있을지언정 생명력 자체에는 결코 이롭지 못하다는 점을 누구나가 대강은 짐작하고 있을터이니 마냥 태평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바로 이러한 불안 심리를 파고들어 이른 바 건강산업이란 것이 연간 십 수조 원으로 추산되는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요즈음은 건강을 팔지 않으면 무슨 장사건 되는 게 없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건강식품을 비롯한 그 어떤 건강 상품도 건강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건강관리의 정도(正道)가 무엇인지를 조금만 생각하면 금강 알아차릴 수 있는 일이다.

건강을 지키는 올바른 길
무릇 건강 문제를 논하려면, 그리고 건강을 위해 무엇이건 실천하려면, 우리 모두가 병들어가고 있는 근본 원인이 무엇이며, 건강을 지키는 올바를 길이 무엇인지를 되도록 간단하고도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모든 해답은 거기서부터 저절로 나오게 된다.

길게 설명할 것도 없다. 우리가 병들어 가고 있는 원인은 첫째로 우리 자신의 삶의 보금자리인 자연 환경의 오염과 파괴이고, 둘째로 우리에게 정해진 자연스런 생활방식이 위반이다. 따라서 생명력을 길러 건강을 지키려면 우리 모두가 자연 환경을 보호해야 하고, 개인적으로는 자연에 부합되는 생활 방식을 따르도록 노력하는 것 이외에 다른 길은 없는 것이다.

그 중 인류 공동의 과제인 자연 환경 문제는 접어두고 개인의 생활과 관련된 문제만을 논하기로 하자. 다시 말하거니와 건강을 해치는 근본 원인은 환경 악화나 돌발 사고 같은 외부적인 원인을 제외한다면 전적으로 각자의 그릇된 생활 습관에 있다. 인간의 기본 생활, 즉 기본 생명 활동은 숨쉬고, 움직이고, 생각하고, 먹는 것인데 그 중 어느 것이건 자연의 순리에 어긋나면 건강을 해쳐서 병이 생기게 된다.

다음 표에 그것을 호흡· 신체 운동· 정신 활동· 식사의 네 가지로 분류하여 그릇된 생활 습관을 열거했다.

건강이 좋지 않을 때는 우선 자기의 생활을 되돌아보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깨달아야 한다. 즉 호흡 습관에 잘못은 없는지, 운동 부족이나 자세 불량은 아닌지, 정신 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는 식사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등을 잘 살펴서 근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그 원인을 바로잡을 수 있는 적절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을 실천해야 한다. 그것이 건강을 지키는 올바른 길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그릇된 생활 습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려 하지 않고 이것저것 엉뚱한 건강법을 기웃거리며 돈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운동 부족이나 불안 초조 같은 것이 원인일 때 무턱대고 강장 식품 따위나 먹는다고 건강이 회복되겠는가.

 

전통 양생법(養生法)
그런데 인간은 자신의 무절제나 게으름 또는 욕심 때문에 병들거나 병들려고 할 때면 바로 그 기본 생명 활동 자체를 적절히 조절하는 본능을 지니고 있다. 예컨대 숨이 막힐 듯이 답답할 때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쉬고 육체적으로 과로했을 때는 거의 본능적으로 기지개를 켜거나 주무르기도 하고, 불안하고 초조할 때는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스스로 잡념을 물리치려고 노력하는가 하면, 음식을 잘못 먹었을 때는 식사를 중단하기도 한다.
이러한 본능적 조절 행위야말로 자연 건강요법의 원형임은 말할 것도 없다. 위의 표에 의하면 우리의 '약손'은 그 중에서 ‘신체 조절’ 의 범주에 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양의 옛 현인들은 이러한 본능적 조절 행위를 차원 높은 건강요법으로 다듬고 체계화하여 양생법(養生法)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전해 주었던 것이다. 생명력을 길러 건강을 지킨다는 뜻이다. 처음에 따로따로 하던 개별 양생법들은 나중에 가서 두세 가지를 동시에 하게 되었는데 그와 같은 복합 양생법을 도인안교(導引按矯) 또는 도인양생법이라 불렀다. 오늘에 와서는 건강기공이니 기공요법이니 하는 새로운 이름으로 바꿔 부르게 되었으나, 예전엔 우리 선비들도 그 방법으로 건강을 관리했으며, 특히 퇴계 선생 같은 이는 자기가 몸소 실천한 도인법을 그림과 함께 적어서 후세에 남기기까지 했다.

우리에게는 아직도 옛것이라면 무조건 비과학적이라고 외면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하지만 옛 사람들이나 오늘의 우리들이나 같은 인간으로서 구조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면 건강에 관한 원리 또한 영원 불변할 것이니, 그 원리에 따라 수천 년에 걸쳐 검증되어 온 방법은 그만큼 가치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요즘에 곧잘 유행을 타곤 하는 무슨무슨 건강법이라는 것들도 알고 보면 옛 양생법 중의 한 가닥을 현대적 과학용어로 포장하여 내놓은 건강 상품에 지나지 않는다. 사실인즉 전통 양생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건강법이란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반건강인 시대'를 사는 우리는 마땅히 여기서 생명 복원의 길을 찾아야 할 줄 안다.
아래의 그림은 경상북도 안동군 도산면 서부리에 소재한 국학진흥원이 소장한 퇴계 이황선생의 서적 중, 퇴계가 직접 그린 양생법의 그림이다.

몸 안의 기를 다스린다
원시적 본능 치료 행위에서 비롯된 양생법이 그토록 훌륭한 건강요법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동양철학의 주요 개념인 기(氣)의 사상을 이론과 실천면의 기본 이념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기(氣)라는 것은 크게는 우주의, 작게는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물의 생성· 활동· 변화의 원동력이 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우주 에너지이며 생물 에너지이며 정신 에너지이다.

우리는 인간이 지니는 기를 기운 또는 기력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기가 꺾인다느니 기를 살린다느니 하는 말에서 보듯이 기에는 육체의 기운뿐 아니라 정신의 기운까지 포함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러니까 몸 안에 기가 넉넉하여 온몸을 골고루 잘 돌기만 하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기력이 왕성하여 병 같은 건 생길 까닭이 없다.

반대로 그릇된 생활 습관에 빠지면 기가 부족하게 되거나 기가 잘 돌지 않게 되어 마침내는 병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심신의 건강을 지키려면 그때그때 소모된 기를 보충해야 하고 기흐름의 정체를 해소해야 한다.

야생동물들이 그렇듯이 우리 인간도 원래는 본능적 조절 행위만으로도 그것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인간 생활이 본래의 자연성을 잃어갈수록 좀더 적극적이고도 효과적으로 기를 다스리는 방법을 강구해야 했다. 그 방법이 바로 양생법이다.

기를 중심으로 해서 말한다면 양생법은
호흡법으로 하늘의 기를 받아들이고 식이법으로 땅의 기를 받아들인다.
도인법으로 몸 안의 기흐름을 촉진하고 안마로는 기의 정체를 해소한다.
그리고 정신 집중법으로는 잡념을 없애고 마음을 안정시켜 몸 안의 기가 뭉치거나 들뜨지 않도록 한다.

생활 속에서 이것을 실천하면 몸 안에는 기가 항상 충만하고 그 기는 온몸 구석구석까지 거침없이 흐르게 된다. 이때야말로 생명은 그 참모습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우리는 그것을 건강이라 부른다.

도인안교(導引按矯)
양생법 중에서 직접적으로 기흐름에 작용을 미칠 수 있는 것은 도인과 안마이다.
기의 통로인 경락(經絡)을 체조로 움직이고 손으로 누르고 주물러서 그 상태를 직접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도인과 안마는 특별한 연습 없이도 누구나 즉석에서 일정한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래서 이 두 가지는 하나로 결합되어 도인안교라는 이름으로 동양 의학의 한 분과를 이루기까지 했다.

그러나 호흡법과 정신 집중법도 나름대로의 상대적 장점을 지니고 있으므로 도인이나 안마 동작에 그것들을 배합하여 병행하는 복합 형식이 일반화되었다.
예컨대 손바닥으로 배를 문지르는 자기안마를 할 때도 손의 동작과 함께 호흡을 고르면서 온몸의 기가 단전에 흘러들도록, 아니면 단전에 기가 응집되도록 정신을 집중하는 형식이다.

이것은 몇 가지 개별 양생법의 효과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거기서 얻어지는 상승 효과야말로 다른 어떤 건강법에도 비할 수 없는 도인안교의 특성이라 할 것이다.

남이 도와 줄 수도 있다
양생법이란 본디 자기 자신이 해야만 하는 건강법이다. 특히 호흡이나 명상 같은 것을 남이 대신해서 해 줄 수는 없는 일이다.
다만 도인과 안마만은 어느 정도 남이 거들 수도 있고, 대신해서 해 줄 수도 있다. 도인의 경우는 병자의 팔다리를 잡고 관절 운동 같은 체조를 거들면서 타동 운동을 시키면 된다. 안마의 경우는 허약한 병자를 대신해서 병자 자신의 손이 닿지 않는 부위까지 꼼꼼히 해 주면 된다.

그러나 타동 운동이나 타인안마를 할 때도 자기 자신이 하는 도인안교와 마찬가지로 호흡 조절과 정신 집중을 병행해야만 양생법 본래의 효과를 충분히 거둘 수 있다. 이것은 타인 안마뿐 아니라 약손을 포함한 다른 모든 맨손요법에서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중요한 조건이다.
벽곡법 僻穀法 : 곡식을 피하고 극소량의 나무열매나 환약만을 취하는 일종의 단식법.

기초편- 2.건강 기공
전통 양생법은 몸 안의 기를 다스리는 술법으로 발전하면서 생활 속의 간편한 건강법을 비롯하여 병증 해소법에서 신통력을 얻기 위한 도법에 이르기까지 가지각색의 방법들이 뒤섞여 혼란스런 면이 없지 않았으나,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기공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통합되어 동양의 심신 수련법으로 그 면모를 일신하게 되었다.

전래의 각종 도인법과 안마는 조신(調身)으로, 각종 호흡법은 조식(調息)으로, 각종 정신 집중법은 조심(調心)으로 체계있게 정리되었고 그에 따르는 현대적 이론도 정립되었다. 조신· 조식 · 조심은 모두가 기의 보충과 순환, 기의 조절과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수단이다. 도인 양생법과 마찬가지로 기공의 특징은 이 세 가지를 따로따로 떼어서 하지 않고 동시에 진행한다는 데 있다.

기공의 수련 원칙,
수련 원칙, 수련 내용과 방식을 알기 쉽게 정리하면 아래 표와 같다. 여기에는 건강관리를 위한 총체적인 기본 방향뿐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 항목까지 포함되어 있다.
오늘날 세간에 유행하는 건강법은 수없이 많지만 그것들은 모두 각론에 지나지 않는다. 오직 건강 기공만이 총론과 각론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건강요법으로서 '약손'은 마땅히 기공의 원리와 방식을 실천의 지침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양생법의 한 종목인 식이법(食餌法)도 건강관리를 위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지만 특별한 연습이나 훈련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기공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한 가지 밝혀 둘 것은, '기공' 은 동양의 모든 심신 수련법에 대한 국제 공용의 포괄적 명칭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어떤 수련법에 무슨 이름을 붙여서 내세우건 객관적으로는 어느 것이나 기공의 한 유파일 따름이다.

기공 수련 3원칙
긴장을 풀어야 하고, 고요하고 조용해야 하고, 자연스러워야 한다.

● 긴장 이완
긴장 이완은 기공의 출발점이다. 이것이 안 되면 조신· 조식· 조심에서 단 한걸음도 나갈 수 없다.
긴장 이완은 육체와 정신 양면에 걸쳐 이루어져야하지만 대체로 육체 쪽에, 구체적으로는 근육의 긴장 이완에 중점을 둔다.

●고요함
몸도 마음도 호흡도. 그리고 동작이 있을 때는 동작마저도 모든 것이 고요하고 조용하게 가라앉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육체보다는 정신면에, 즉 마음의 고요함과 안정에 중점을 둔다.

●자연스러움
억지와 꾸밈과 무리와 얽매임과 어색함이 없는 모양을 말한다. 이것은 자세와 동작, 호흡과 정신 집중에 이르기까지 기공 전체에 해당하는 원칙이다.
기공에서는 모든 것이 얼마나 자연스러울 수 있느냐가 그 성과를 좌우하게 된다.

기공 수련 3원칙
긴장을 풀어야 하고, 고요하고 조용해야 하고, 자연스러워야 한다.

● 긴장 이완
긴장 이완은 기공의 출발점이다. 이것이 안 되면 조신· 조식· 조심에서 단 한걸음도 나갈 수 없다.
긴장 이완은 육체와 정신 양면에 걸쳐 이루어져야하지만 대체로 육체 쪽에, 구체적으로는 근육의 긴장 이완에 중점을 둔다.

●고요함
몸도 마음도 호흡도. 그리고 동작이 있을 때는 동작마저도 모든 것이 고요하고 조용하게 가라앉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육체보다는 정신면에, 즉 마음의 고요함과 안정에 중점을 둔다.

●자연스러움
억지와 꾸밈과 무리와 얽매임과 어색함이 없는 모양을 말한다. 이것은 자세와 동작, 호흡과 정신 집중에 이르기까지 기공 전체에 해당하는 원칙이다.
기공에서는 모든 것이 얼마나 자연스러울 수 있느냐가 그 성과를 좌우하게 된다.

(1) 조신 調身
바른 자세를 취하고 바르게 움직이는 법을 배워 익힘으로써 신체의 균형을 유지하고 유연성을 높인다.

● 바른 자세의 요점
앉거나 서거나 우선 허리부터 곧추세우되 배는 내밀지 말고, 어깨는 힘을 빼서 내리고 턱은 가볍게 당기고. 얼굴엔 미소를 띤다.
● 바른 동작의 요점
동작에 필요한 근육만을 최소한으로 긴장시키고, 나머지 근육은 이완시킨 채 느리고 가볍게, 부드럽고 둥글게 춤추듯 움직인다.
● 동물 흉내 내기
동물의 자연스럽고 균형잡힌 몸놀림을 흉내 내는 것으로 자기의 결점을 바로 잡는다.
● 경락 뻗어 펴기
경락 줄기들을 선택적으로 신전伸展시켜 기의 소통을 촉진하는 도인 체조.
● 양생 안마
신체의 중요 부위를 차례차례 안마한다.

(2) 조식 調息
올바른 호흡 습관을 기른다. 호흡조절로 몸 안의 기를 다스리는 법도 배워서 활용한다.

● 올바른 호흡의 요점
처음엔 고르고 잔잔하고 자연스런 호흡, 다음에는 느리고 가늘고 길고 깊은 호흡이 되도록 단계적으로 연습한다.
● 복식 호흡법
하복부를 움직여 가며 호흡하는 방법으로, 날숨 때 배가 들어가고 들숨 때 배가 나오게 한다.
기공의 기본 호흡법이지만 무리하게 해서는 안 된다. 그와는 반대 되게 하는 법도 있다.
● 호흡 조절법
들숨에 힘을 주어 길게 들이쉬거나 들이쉰 채 멈추거나 하면 몸안의 기가 가득차서 올라가고 몸이 긴장되어 힘이 나고 교감신경이 흥분한다.
반대로 입을 열고 날숨에 힘을 주어 길게 토해내면 올라 있던 기가 내려가고 긴장이 이완되어 힘이 빠지고 부교감 신경이 활동한다.
이 원리를 이용하면 기를 조절함과 아울러 자신의 생리 상태도 조절할 수 있다.

알맞은 공법의 선택
만약에 당신이 앞면에 나온 표를 보고, 나름대로 바른 자세를 취하고 앉아서, 또는 팔다리를 춤추듯 느릿느릿 움직이면서, 숨결을 고르는 한편 자기 몸의 어느 한 부분이나 자기의 동작에 계속적으로 정신을 집중한다면 그것은 바로 기공이다. 당신이 나름대로의 가락에 맞추어 가사를 옳으면 그것이 곧 노래인 것과 같다.
다만 당신이 재능 있는 전문가가 아니라면 그 기공, 그 노래는 수준 이하의 것이 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우리는 잘 알려진 곡목 중에서 마음에 드는 곡을 부르고, 잘 알려진 기공법 중에서 자기에게 적합한 것을 택해서 수련을 한다.

자세와 동작(조신), 호흡법(조식), 정신 집중법(조심)을 적절히 배합해서 지어낸 기공법, 즉 기공의 '곡목'을 공법(功法)이라 한다.

(3) 조심 調心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는 법을 배워 실천한다. 정신집중으로 몸 안의 기를 조절하는 능력도 기른다.

● 잡념 배제의 요점
마음의 평온을 방해하는 잡념을 없애기 위해 무엇이든 유쾌하고 좋은 일 한 가지만을 골똘히 생각하도록 한다.

● 의수법 意守法
예전엔 응신법이라 불렀다.
신체의 어느 한 부위 가슴 단전 회음· 손발 끝이나 병든 내장 등에 의식(감각)을 집중하여 그곳으로 기를 모은다. 또는 경락노선을 따라 기가 흐르도록 의식을 집중하기도 한다.

● 입정법 入靜法
앞의 잡념 배제법이나 의수법이 잘 되면 다음에는 정신(의식) 집중 자체를 점점 약하게 해서 마침내는 무념무상의 상태로, 완전한 무념무상이 못되더라도 그에 가까운 고요한 명상 상태로 들어간다.
이것을 입정이라 한다. 입정은 조심의 목표이자 기공 수련의 마지막 도달점이다.

문헌에 나와 있는 고전 공법은 천 가지가 넘으며, 그 중에는 중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 전해 내려오고 있는 것도 적지 않다.

오늘에 와서도 새로운 공법들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으나 옛것이건 새것이건 저마다 색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무턱대고 아무 공법이나 수련하기만 하면 되는 것은 아니다.
자기에게 알맞은 공법을 선택하여 생활화하는 일이 중요하다.

동공(動功)과 정공(靜功)
공법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일정한 동작을 하면서 호흡 조절과 정신 집중을 병행하는 공법을 동공(動功)이라 하고, 일정한 자세를 취한 채 동작 없이 호흡 조절과 정신 집중만을 병행하는 공법을 정공(靜功)이라 한다.

동공(動功)은 신체의 균형과 유연성을 높이고 기흐름을 촉진하는 효과가 확실하기 때문에 운동 부족인 중년과 노년층에 적합하며 부작용도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

그에 비해 복식호흡법과 정신 집중에 중점을 두는 정공(靜功)은 정신 안정과 두뇌의 휴식, 그리고 몸 안의 기의 단련이라는 면에서 상대적인 장점이 있으나, 과도한 정신 집중이 때로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단전호흡이라는 이름으로 정공이 기공의 주류를 이루어 왔다. 그러나 근년에는 중국 기공의 영향을 받아 정공에 동공을 배합하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간편한 공법과 서로 돕는 기공
기공이 건강 관리의 정도(正道)임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까닭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기공이 건강을 지키는 정도(正道)임을 이해하는 것과 실천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데 있다.
복잡한 현대 생활에 지칠대로 지친 몸과 고달픈 마음은 스스로 기공을 수련하기엔 너무나 나태한 상태에 있다 알면서도 실천을 못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기공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는 두 가지 길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누구나가, 나태해진 사람들까지도 시간과 노력의 부담 없이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간편한 공법을 보급하는 일이다.

복잡하고 오묘할수록 건강 효과가 큰 것은 아니다. 자기에게 적합한 것이면 간단하고 손쉬운 공법일수록 오히려 효과가 확실한 법이다. 간단한 것은 상품 가치가 없으니까 심오한 공법을 내세우는 것뿐이다.

둘째로는 도움을 주고받는 일이다. 기공사에게 '기를 받으러' 다니라는 말은 아니다.

집에서 가족끼리, 또는 이웃이나 친구끼리 아무 때나 서로 도와주고 도움을 받으면서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기공을 하면 된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의 주제가 될 것이다.

* 기공에 관해서는 나의 책(이동현 저) <건강기공>과 <생활기공>(정신세계사 발행)을 참조하기 바란다.

 

기초편 - 3.동양의 맨손요법

맨손
손으로 몸을 만져 신체의 이상을 해소하거나 병이 낫도록 하는 법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전승되어 온 원초적 건강요법이다. 맨손으로 하는 것이니 동서고금의 모든 것을 통틀어 맨손요법이라 부르면 될 것이다. 맨손이란 말에는
'손은 손이로되 약물이나 기구 등을 가지지 않은 손,
특별한 기교나 손재주 같은 건 익히지 않아도 천부의 치유력을 나타낼 수 있는 자연 그대로의 손'
이란 뜻이 담겨 있다.

맨손 치유법은 인간이 그 존귀한 생명을 보존할 수 있도록 하늘로부터 부여 받은 본능적 신체 조절 능력 중에서 으뜸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효과는 애초부터 보장된 거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아픈 데는 저도 모르게 감싸 누르고, 시린 데는 문지르고, 저린 데는 주무르듯이, 자기 몸의 본능적 요구에 따라 자연스럽게 손을 쓰기만 하면 된다. 남에게 해 줄 때도 자기 몸에 할 때와 똑같이 허심탄회하게 해 주면 된다.

그런데도 굳이 도포제 같은 약물이나 자극용 기구 또는 특별한 시술대 등을 사용한다면 그 나름의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맨손 본래의 효능은 그만큼 감소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병자의 본능적 요구에 부합되지 않는 일방적인 무리한 수법이나 작위적인 기교 따위는 역효과마저 초래할 수 있다. 맨손은 어디까지나 맨손이어야 한다. 맨손요법을 말하려면 이같은 인식의 바탕 위에서 출발해야 한다.

안마
오랜 옛날부터 동양 맨손요법을 대표해 온 안마라는 명칭도, 누르고(按) 문지르는(摩) 본능적 맨손 동작에 유래한 것이다. 요즘 우리가 안마라는 말에서 느끼는 인상과는 달리 이 명칭에는 매우 깊은 뜻이 내포되어 있다. 고서에 의하면

'안(按)이란 손으로누른 채 멈춘다는 뜻이요, 마(摩)란 손을 움직여 마찰한다는 뜻이니,
안(按)은 정(靜)로 음(陰)의 수법이요, 마(摩)는 동(動)으로 양(陽)의 수법으로서
이 두가지로 몸의 음양을 적절히 다스려 조화를 이룬다' 했다.

안마는 자기안마와 타인안마로 나눌 수 있다. 자기안마는 도인법과 결합하여 양생법의 중심으로 발전했고, 타인안마는 가족끼리 서로 해 주는 가정안마로 시작되었으나 차츰 치료술로 활용되면서 전문적인 직업안마가 나오게 되었다.

직업 맨손요법
직업안마는 이미 수천년 전에 나타나기 시작하여 6, 7세기부터는 중국의 태의원(太醫院)에 안마박사· 안마사· 안마생 등의 직급이 설치될 만큼 의술로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후에 일본에도 유사한 제도가 마련되었다.

직업안마사의 출현으로 안마는 많이 발전한 것같이 보였다. 그러나 육체적으로 힘든데다가 아무나 흉내낼 수 있어 보람도 없다는 이유로 자질 있는 의생(醫生)들이 손을 떼어 버림에 따라 직업안마는 비천한 사람들의 손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의학적 소양이 없는 그들은 영업상 일반인이 흉내낼 수 없는 능란한 솜씨라도 보여 줄 필요가 있었으므로 실속도 없는 교묘한 손놀림과 잔재주 쪽으로 점점 기울게 되었다. 이렇게 맨손의 본질에서 이탈한 직업안마는 마침내 피로회복 정도의 위락 행위로 완전히 전락하고 말았던 것이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병 치료를 표방하고 나선 것이 명(明)나라 말기부터 점차로 판도를 확장한 중국의 추나(推拿), 그리고 20세기 전반부터 모습을 드러낸 일본의 지압(指壓)이다.

그러나 추나도 지압도 도인안교의 특성을 살리는 데는 뜻이 없었으며, 병 치료라는 처음의 취지와는 달리 전문가 행세를 위한 기술과 기교 쪽에 더욱 마음을 쓰게 되었다. 옛 안마사들의 전철을 밟고 있는 셈인데, 이를테면 이것은 직업 치료사로서는 피할 길 없는 숙명이다.

이들은 직업안마식 기교 대신에 미국 척추교정요법의 기술을 받아들이기에 바빴고, 과학 사조에 부응하려고 서양 의학적 논리에 매달림으로써 한낱 물리요법 내지는 자극요법의 테두리 안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오늘의 일반적인 현실이다.

수기(手氣)요법
일제가 식민지 정책의 일환으로 도입한 일본식 맹인 안마밖에 없었던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 초에 이르러 역사상 처음으로 맨손요법의 연구와 보급이 활발히 전개되었다. 당시에 나와 뜻을 같이했던 맨손요법 연구가들은, 종래의 추나나 지압으로부터 탈피하여 맨손이 지니는 기의 조절 능력으로 병자의 기를 다스리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견지에서 명칭부터 수기(手氣)요법으로 바꾸어 새로운 한국식 맨손요법의 정립을 다짐했던 것이다.

그때의 방향 설정은 기공의 원리와 완전히 부합되는 것으로서 미구에 다가올 기(氣)의 시대를 의식한 포석이기도 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한국 수기요법은 출발점에서 큰 좌절을 맛보아야 했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볼 수 없는 법적인 제약으로 말미암아 전문 '치료사' 들은 음지로 기어들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약손요법이 가정요법으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게 되면 그것을 발판 삼아 한국식 직업 맨손요법이 새롭게 모습을 드러낼 날이 반드시 올 것으로 믿는다.

가정 맨손요법
앞에서는 직업 맨손요법의 흐름을 대강 훑어보았으나, 타인안마는 상대적으로 소수에 불과한 직업안마사들보다는 절대 다수인 일반 가정인들 사이에서 더 넓고 깊은 흐름을 이루어 왔다. 따라서 안마의 주류는 가정안마 쪽이라고 볼 수 있다.

일본을 비롯하여 중국의 일부 지방에서는 20세기 전반까지만 해도 안마는 여자가 출가 전에 반드시 익혀 둬야 할 과목의 하나였다. 그만큼 안마는 가정 안의 일상사였고 가족 사이를 맺어 주는 든든한 끈이었다.

뿐만 아니라 맨손의 본질인 본능성과 자연성은 오히려 가정안마 속에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다. 일반 가정에서는 교묘한 손재주를 부릴 줄도 몰랐거니와 부릴 필요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기는 일본 등 안마가 성행한 나라에서는 가정안마도 차츰 본래의 순수성을 잃어 가는 경향이 없지 않았으나 오늘에 와서는 그나마도 대부분의 가정에서 찾아볼 수 없는 옛것이 되고 말았다.

기초편 - 4.약 손

자연 그대로의 손
동양 맨손요법의 역사를 돌이켜볼 때 우리는 한 가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를 발견하게 된다. 즉 순수한 의미의 맨손요법은 본질상 전문 직업으로는 적합하지 않으며, 그런데도 그것을 직업으로 삼으려면 부득이 군더더기를 붙여 변질시킬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엄격한 유교 사상의 영향 아래서 직업안마는 발붙이지 못하고 가정에서의 맨손치료만이 이어져 왔기 때문에 오히려 맨손의 본능성과 자연성을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본래의 효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가 있었다.

어느 가정에서나 전문가의 안마 같은 건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아낙네들이 식구 중의 누가 아프다고 하면 그저 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써서 고쳐 주곤 했다. 누구한테 배운 것도 아닐 텐데 병의 증상에 따라 어떤 때는 짚어 주고 어떤 때는 쓸어 주고 어떤 때는 주물러 주는 등 손놀림을 다르게 했다.

그것은 순수한 본능 행위였으며 그래서 아무런 꾸밈없이 자연스럽기만 했다. 그런데도 신통하게 곧바로 효험이 나타나는 것이었다. 자연 그대로의 맨손, 그 손은 그야말로 약손이었다.

사랑의 손, 기의 손
그런데 우리의 약손은 반드시 어머니의 손과 결부된다. '어머니 손은 약손' 이란 말은 어머니 손과 같은 크나큰 사랑의 손만이 약손이 될 수 있음을 뜻한다.

맨손 치료는 원래가 사랑하는 가족이나 이웃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덜어 주려는 간절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런 마음은 인간이 지니는 본능적 사랑의 표현이다. 그 사랑 중에서도 가장 크고 깊은 것이 어머니의 사랑이다. 맨손요법에서 '치료를 해 주는 이의 마음의 상태는 그 손길과 손놀림에 그대로 반영된다. 받는 이는 눈을 감고 있어도 '주는이' 의 손길을 통해 시시각각으로 그 마음을 감지한다.

'주는이'의 마음에 '받는이'를 감싸 주려는 모성적인 사랑과 정성, 연민이 깃들어 있으면 손을 통해 그대로 전달되고, '받는이'의 마음에도 사랑과 친밀감을 불러일으켜 더없이 편안한 상태로 이끈다.

이러한 마음의 작용은 사랑이라는 정신 에너지가 일으키는 기의 현상이다. 다시 말해서 주는이의 사랑의 기운이 받는이의 심신을 안정시켜 병을 이기려는 내재적인 기운, 몸 안의 기력을 북돋아 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주는이가 일방적으로 기를 주입한다든가 강한 염력(念力)을 사용한 다든가 하는 것과는 성질이 다르다. 손을 매개로 한 두 사람의 사랑 나눔과 기의 교류를 통해 이루어지는 일종의 공명(共鳴) 현상이요 동화(同化) 현상이다.

한편 사랑 없는 직업 치료사의 작위적(作爲的)인 손놀림은 마음의 교류와 기의 교류를 차단하기 때문에 물리적 자극에 따르는 효과 이외엔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다. 사랑이 빠진 맨손요법은 기 빠진 치료요, 생명 없는 기계적 치료에 불과하다.

믿음의 손, 치유의 손
약손이란 말에는 무엇보다도 어머니 손에 대한 믿음이 직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보통사람으로선 쉽사리 복용할 수 없을 만큼 약이 귀했던 시대, 그래서 누구도 약의 효력을 의심하지 않았던 시대에 어머니 손을 약에 비유한 것은 체험을 통해 그 치유력을 확신했기 때문일 것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한다면, 받는이의 믿음은 어머니 손의 기술에 대한 믿음이 아니라 손을 쓰는 장본인, 즉 어머니라는 사람에 대한 믿음이다. 주는이의 믿음 또한 자기의 기술이나 솜씨에 대한 자신감이 아니라 자기 손에 치유력을 부여해 준 하늘에 대한 믿음, 대자연의 이치에 대한 겸허한 믿음이다.

무릇 믿음이 있으면 병을 이기는 기운이 생기고, 믿음이 없으면 기운을 잃어 병을 이겨내지 못하는 법이다.
맨손요법에서 받는이와 주는이 양쪽의 믿음은 그 효험을 좌우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이다.

약손 정신
약손에 관해 여태까지 적은 것을 한데 묶어 본다면,

약손이란 자연 그대로의 손이요, 크나큰 사랑과 보살핌의 손이요, 기의 손이요
겸허한 믿음의 손이요, 치유의 손이다.

자연 그대로의 손인 맨손도 치유력을 나타낼 수 있다 했거늘 하물며 거기에 사랑과 기와 믿음이 보태진 약손은 얼마나 더 큰 치유력을 지녔겠는가?

그러나 '어머니 손은 약손' 이란 말은 어머니가 아니면 결코 약손을 가질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어머니' 는 사랑과 기와 믿음의 대명사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누구든지 사랑과 기와 믿음의 정신을 가지고 자연 그대로의 손으로 고통받는 이의 몸의 흉허물· 마음의 흉허물을 덮어 주고 감싸 주고 잡아 준다면 그 손이 곧 약손이 되는 것이다.

덮어 주고 감싸주고 잡아 준다.

이것은 약손 정신의 단적인 구현이다.

이제 우리는 한국의 약손이야말로 맨손요법 본래의 성질과 정신을 가장 순수하고도 높은 모습으로 보존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맨손요법은 우리의 약손 정신을 바탕으로 삼을 때 비로소 올바른 발전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음을 확신하게 된다.

* 앞으로 이 책에서 '약손' 이란 말은 약손정신을 가진 '손' 을 가리킬 뿐 아니라
때로는 '약손요법' 이나 '약손치료의 약칭'으로도 사용될 것이다.

기초편 - 5.약손요법

약손 이어받기
추나와 지압을 포함해서 고금의 모든 동양 맨손요법은 중국 안마라는 원줄기에서 파생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러나 우리의 약손만은 아니다. 약손은 안마라는 외래의 씨앗이 우리 땅에 들어와서 토착화한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이 땅에 태어나서 이 땅의 생활문화로 전해 내려온 우리 고유의 맨손 치유법이다.

그것은 우리 조상의 얼과 숨결이 깊이 스며있는 사랑 나눔의 값진 문화 유산이기도 하다.

그처럼 보배로운 약손이 시대의 변천과 함께 점점 잊혀지면서 이제는 어느 가정에서도 흉내조차 내지 않게 되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약손이란 말조차도 영영 사라져 버릴는지 모른다. 그렇다고 무조건 지난날의 어머니들이 하던 대로 하면 된다는 식의 권유를 한들 통할 리가 없다.

약손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 민족 고유의 대중적 건강요법으로 되살리려면,

(1) 약손에 대한 새로운 뜻매김이 있어야 하고,
(2) 어떤 원칙에 따라 어떻게 손을 써야 할 것인지 그 방식을 정해야 하며,
(3) 약손 치유의 원리와 이론을 되도록 간명하게 제시해야 하고,
(4) 약손의 효험이 오늘 같은 시대일수록 더욱 가치 있는 것임을 널리 알려야 한다.

이런 일들이 이루어질 때 우리의 약손은 비로소 형식과 내용면에서 시대에 걸맞는 약손요법으로 많은 가정인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기공의 원리와 방식대로
위의 네가지 중 '약손의 뜻매김'은 앞에서 이미 거론한 바 있으며 나머지는 뒤에 별도의 항목으로 각각 설명하게 될 터이지만, 그 중에서 우선 '어떻게 손을 쓰느냐' 에 대한 기본 방향만은 여기서 밝혀 둘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 문제라면 우리가 새삼스레 연구할 것도 없다. 해답은 이미 다 나와 있기 때문이다.

맨손 치유법을 포함한 인간의 본능적 조절 행위를 자연의 이치에 따라 완벽한 건강요법으로 다듬어낸 동양 양생법이 있고, 특히 그것을 오늘의 시대에 부합하도록 과학적 이론으로 재정리한 기공이 있으니 그 원리와 방식을 약손에 적용하면 된다.

다시 말해서 옛날의 도인안교를 재현하면 되는 것이고, 현대 기공의 조신· 조식· 조심의 방식대로 손을 쓰면 되는 것이다.

둘이서 함께 하는 약손 기공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약손을 주는이는 기공의 동공(動功) 요령에 따라 긴장을 이완하고 호흡을 고르면서 천천히 가볍게, 조용히 부드럽게 몸을 움직이고 손을 놀리는 동시에 정신을 집중하여 받는이의 반응을 감지한다.
그것은 맨손 치료라기보다 완전한 기공이다.
다만 일반 기공이 양손을 허공에서 움직인다면 약손의 경우는 양손을 받는이의 몸에 접촉시켜 움직인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그림)

이때 주는이는 이미 정해진 어떤 격식에 따른다기보다 그때그때 감지되는 받는이의 몸의 요구에 따라 거의 무의식적으로 몸을 움직이고 손을 놀린다.
이것은 기공에서 말하는 자발동공(自發動功)의 경지와 흡사하다.

한편 받는이는 기공의 정공(靜功) 요령에 따라 온 몸의 긴장을 이완하고 조용히 호흡을 고르면서 주는이의 손길에 따라 움직이는 자기 몸 안의 기흐름에 정신을 집중한다. 그것 또한 완전한 기공이다.

이렇게 정(靜)과 동(動), 음과 양이 한데 어울려 조화를 이루면 두 사람 사이에는 마음의 교류, 기의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양쪽이 모두 무아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바로 기공 수련의 도달점이라는 입정의 상태이다.

여기서 주는이는 일방적으로 손을 쓰는 이가 아니라 파트너로 하여금 약손 치유에 동참하도록 이끌어 주는 이이고,
받는이는 그저 약손을 받는 이가 아니라 주는이의 이끌림을 받으면서 적극적으로 기공식 치유법에 참여하는 파트너이다.

말하자면 둘이서 함께 하는 '사랑의 명상' 이요, '약손 기공' 이다.

그러니까 일상적으로 약손을 주고받는다면 주는이도 받는이도 별도의 기공 수련을 굳이 해야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맨손 경락 이론
그리하여 약손요법은 기공과 맨손요법의 효과를 아울러 거두게 되는 셈이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어떤 경우에 어디를 손보아야 하는지, 그리고 어느 한 부위를 만지는 행위가 어떤 경로를 통해 어떻게 작용하여 병을 낫게 하고 건강을 증진시키는지를 밝혀 주는 체계적인 이론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없으면 약손쓰기는 주먹구구식이나 신비주의로 흐를 우려가 있다.

그러한 이론으로는 고대 동양의학이 완성해 놓은 경락 이론을 맨손요법에 적합한 방향으로 활용하면 된다. 그것을 우리는 '맨손 경락 이론' 이라 부르게 될 것이다.

이상이 우리가 새롭게 정립하려는 약손요법의 골자이다. 맨손요법에서는 '어떤 손으로(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어디를' 손보느냐가 기본문제인데, 약손요법은 그에 대한 해답을 약손 정신, 기공의 원리와 방식, 맨손 경락 이론에서 얻고 있다.
그러면 이제 약손요법을 정의 내리기로 하자.

약손요법이란 한국 전래의 약손 정신을 바탕으로
기공의 원리와 방식, 맨손 경락 이론을 결합하여
사랑 나눔의 새로운 형식으로 체계화한 한국식 맨손 건강요법이다.

'약손' 에다가 '기공'과 '경락' 등 중국 것을 끌어다 붙여 가지고 '한국식' 운운하는 건 좀 우습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음직하다. 하지만 그런 논법으로 밀고 나간다면 우리 고유의 문화로 내세울 수 있는게 과연 얼마나 있겠는가?
문제는 무엇을 받아들이느냐에 있지 않고 무엇을 바탕 삼아 개성적인 것을 새롭게 만들어 내느냐에 있다.
그보다도 우리 조상의 영토가 한때는 황하(黃河) 유역에까지 미쳤던 사실로 미루어 볼 때에, 동북 아시아 문명의 원류인 '황하 문명' 이란 것은 한족(漢族)만의 것이 아니라 백두산족과의 공유물이라 할 수 있다.
기공이나 경락을 포함하여 고대 아시아 문화의 소산은 대부분 저들의 것이기도 하고 우리의 것이기도 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무작정 네것 내것을 가리려 들다가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다

기초편 - 6. 가정요법으로서의 특징

약손과 기공의 결합으로 새롭게 태어난 약손요법은 양쪽의 특성을 겸비함으로써 맨손요법인 동시에 기공이요 기공인 동시에 맨손요법이라는 독특한 성격을 지니게 되었다.
그래서 약손기공이란 말까지 나왔으나. 그렇다고 약손의 가정요법적 본성이 조금이라도 변질되는 것은 아니다. 변질되기는커녕 오히려 가정요법으로서 갖추어야 할 조건들을 완벽하게 구비할 수 있게 된다.

약손요법의 특징은 앞에서 대강 밝혀졌을 것으로 보지만, 그 중 가정요법으로서의 두드러진 특징만을 열거해 보기로 한다.

■ 종합적 건강 효과가 있다
전래의 약손과 기공의 조신· 조식· 조심에는, 운동요법· 물리요법· 반사요법 자세 동작 교정요법· 정신 심리요법 명상요법 그리고 기치료와 경락· 경혈요법 등의 요소가 모두 포함되어 있으므로, 약손요법은 그에 따르는 갖가지 효과를 모두 합친 종합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병원을 찾기엔 마땅찮은 일상적인 불쾌 증상, 이른바 반건강 상태에 대한 확실한 대응책이 될 수 있으며, 응급 환자를 제외한다면 정도의 차이는 있을망정 거의 모든 병증 치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반 가정에서 서로 주고받는 약손이 그처럼 광범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은 특기할 만한 일이다.

■ 자연스러움을 추구한다
약손은 자연 그대로의 손이요, 기공은 일상적인 행동거지를 되도록 자연스럽게 하려는 훈련이다. 약손요법에서는 마음가짐에서부터 자세와 호흡, 몸놀림과 손쓰기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자연스러움을 추구한다. 자연에 어긋나는 방법으로는 몸 안의 자연치유력, 즉 몸 안의 기를 활성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느라면 거기서 또 다른 특점들이 나타나게 된다.

■ 배우기 쉽다
기공은 무위자연(無爲自然) 사상에 그 뿌리를 박고 있다. 약손 또한 모든 것을 자연에 맡겨 부질없는 짓은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부질없는 짓이란 겉보기만 그럴듯할 뿐 효과는 별로 없는 교묘한 손재주나 특별한 수법 등을 가리킨다. 약손요법은 그런 것이 필요 없으니 배우기가 쉬운 건 당연하다.

■ 부작용이 없다
얼마 전에 어느 스님이 지압을 한답시고, 또 어느 기도원에선 안수 치료를 한답시고 사람을 죽이기까지 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자연의 이치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병을 고쳐 주겠노라고 무리한 수법을 쓰다가는 그렇게 선무당 사람 잡는 일이 일어나게 된다.

자연성을 존중하면서 두 사람이 함께 하는 약손요법에는 위험이나 부작용이란 있을 수가 없다. 동물 세계에서도 새끼를 돌보는 어미의 발짓· 날갯짓· 주둥이질· 혓바닥질은 절대로 안전하거늘 하물며 인간의 모성애의 표상인 약손이 어찌 위험이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겠는가?

■ 힘들지 않다
종래의 맨손요법이 가정요법으로 별로 인기가 없는 것은 하기에 힘들다는 데 가장 큰 원인이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힘들지 않게 할 수 있을까, 수십 년에 걸친 연구와 모색 끝에 나는 이 문제의 해결점을 기공에서 찾아 낼 수 있었다.

기공식으로 몸을 놀리고 손을 쓰면서 호흡법을 병행하면 절대로 힘들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기력이 왕성해진다.
이 방법을 택한 약손요법은 아무리 체력이 약한 부녀자들이라도 힘든 줄 모르고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 편안하고 기분 좋다
무슨 치료건 치료를 받는다는 것은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다. 대체로 병의원의 치료라는 것은 비자연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약손요법은 자연스런 방법인데다가 사랑과 정성이 깃든 약손으로 하기 때문에 받는이는 마치 어머니 품에 안긴 것 같은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낀다.

자연 법칙에 의하면 편안하고 기분 좋은 것이 건강에도 좋은 법이다. 기분이 좋다는 말은 원래 기의 배분이 좋다. 즉 기의 순환이 잘 된다는 뜻이었다고 한다. 편안하고 기분 좋기로 말한다면 약손요법을 따를 만한 무엇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 인간 관계가 원활해진다
기계 문명의 발달과 함께 가정과 사회에서의 인간관계의 악화니 인간소외니 하는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가족 사이의 갈등, 가장의 무력감, 이혼율의 증가, 청소년 탈선 문제, 마약과 범죄의 급증 등 거의 모든 문제의 밑바닥에 인간관계의 소외가 깔려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인간관계란 단적으로 말해서 인간 사이의 접촉, 즉 피부의 접촉을 의미하며 그 접촉을 통해 서로의 마음의 접촉도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정에서의 인간관계 회복은 물론이요, 도움을 기다리는 이웃에 대한 봉사를 위해서도 사랑 나눔의 접촉 양식인 약손은 가장 실제적이고 효과적인 방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자기 자신의 건강도 지킨다
자기 자신이 하는 양생 안마나 자기 지압법 같은 것을 배운다 해도 그 정도의 솜씨로 남에게까지 해 주기는 어렵다.
그러나 남의 몸을 만지는 약손요법을 익히면 자기 자신의 몸을 손보는 것쯤은 문제도 안 된다.
약손은 가족과 이웃의 건강 뿐 아니라 자기의 건강도 함께 지킬 수 있는 건강요법이다.

특별한 기술을 배울 필요도 없고, 자연스럽게 손을 쓰기만 하면 부작용 없이 확실한 효과가 나타나며, 힘들지도 않은데다가 받는이를 편안하고 기분좋게 해 주는 동시에 인간관계마저 원활해진다면 이보다 더 훌륭한 가정요법이 어디에 있겠는가?

미국 하버드대 의대에서는 동일한 종류의 수술을 앞둔 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다음, 수술 전날 저녁에 담당의사가 그 중 한 그룹의 환자들을 하나하나 찾아가서 다음날의 일정에 관해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다른 그룹 환자들한테도 찾아가서 일정을 설명해 주었으나, 거기서는 침대에 걸터앉아 동정 어린 따뜻한 태도로 환자의 손을 잡고 5분가량 더 머물렀다.

수술 후 손을 잡아 준 그룹 환자들의 약물사용량은 그렇게 하지 않은 그룹 환자들의 사용량의 절반밖에 안 되었으며 퇴원도 평균 사흘이 더 빨랐다.

이것은 약손식 맨손 접촉이 환자의 건강 회복에 크게 유익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많은 임상 실험 결과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기초편 - 7.약손쓰기의 건강· 치유 효과

약손요법에서 실제로 손을 써서 몸을 살피거나 손보는 동작 또는 행위를 '약손쓰기' 라 한다.
약손쓰기의 효과는 ①약손 정신이 지니는 본능요법적인 효과, ②기공의 원리와 방식을 적용하는 데 따르는 양생· 건강 효과, ③그리고 경락 이론의 응용으로 거두게 되는 치료 효과 등 세 가지 면으로 나누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약손 본연의 효과 - 심신의 안정과 깊은 휴식
다른 모든 생물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은 자기의 생명을 보전하기 위해 무엇이 이롭고 무엇이 해로운지를 정확히 판별하는 본능적인 감각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우리 몸의 본능적인 요구에 부응하는 방법, 우리 몸이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편안한 방법이 자연의 이치에 부합되는 치유법이다.

자연적인 본능요법을 대표하는 것이 바로 약손임은 말할 것도 없지만, 특히 고통에 시달리는 병자의 몸을 덮어 주고 감싸 주고 잡아 주는 사랑의 손길은 외부로부터의 자극을 차단하여 보호함으로써 병자에게 안도감을 주고 긴장을 풀게 하며 불안감과 통증을 잊게 한다.

그것이 자율신경에 작용함으로써 병자는 몸과 마음의 안정을 얻고 더없는 편안함 속에서 생명력 회복을 위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된다.

긴장 이완· 심신의 안정, 통증 해소와 깊은 휴식 등 약손 정신 본연의 효과는 기혈(氣血)이 온몸 구석구석까지 거침없이 흐를 수 있는 내부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건강 회복과 질병 치유의 길을 열어 준다.

기혈(氣血)
우리 몸에서 '기' 는 생명 활동의 원동력이다. 그러나 우리의 생명은 기만으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신체에 영양을 공급하는 기본 물질인 '혈(血)이 있어야 한다. 혈이란 혈액을 비롯하여 정상적인 체액과 분비물 등 액체 물질을 통틀어 가리키는 말이다.

음양 원리에 따르면 활동력이 없는 혈은 음이요, 활동력을 지닌 기는 양으로서, 혈은 기의 이끌림을 받으면서 온몸을 순환한다. 그러니까 기만 잘 돌도록 하면 된다는 견지에서 기공은 기흐름의 소통에만 주력하면서 혈에 대해서는 별로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기공과는 달리 맨손으로 기혈이 정체되어 있는 부위를 직접 눌렀다 뗐다 하면 어찌될 것인가. 누르면 그곳의 혈이 밀려나가고 떼면 새 혈이 흘러들면서 정체가 해소될 것이고, 그에 따라 기도 함께 움직이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기공식 맨손요법인 약손요법은 기와 혈을 동시에 움직인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약손요법에서는 기혈(氣血)이라고 둘을 한데 묶어서 부르는 편이 적절한 경우가 많다.


 

기공적인 효과 - 신체의 균형과 유연성
기공의 원리와 방식을 약손에 적용한다 함은,

첫째로 손얹기· 눌러주기· 주물러주기 등 약손쓰기 동작을 기공 수련 3원칙(26쪽)에 따라 진행한다는 뜻이요,

둘째는 기공의 수련 방식(조신· 조식· 조심)처럼 약손쓰기 동작과 함께 호흡 조절과 정신 집중을 병행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기공식 약손쓰기는 심신의 안정이라는 약손 본연의 효과를 명상 상태로 높여 줄 뿐만 아니라 기공 조신의 목표인 신체의 균형과 유연성이라는 또 다른 효과를 얻게 된다.

신체의 균형이란 몸의 좌우· 전후· 상하 어디로도 기울어짐이나 비뚤어짐이 없는 형태상의 균형과 기능상의 균형 등 이른바 음양의 균형과 조화(53쪽 참조)를 말하며, 모든 병은 그것을 잃는 데서부터 생긴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신체가 유연해지기만 하면 기혈의 흐름이 원활해져서 에너지 공급이 고르게 되기 때문에 균형과 조화는 저절로 이루어진다.

근본 문제는 유연성에 있다. '유연' 이라는 두 글자는 부드럽고 연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 참뜻은 부드러우면서도 탄력 있는, 신축 굴신이 원활한 상태, 연하면서도 무르지 않고 신체 조직의 경직이나 응어리 따위가 전혀 없는 상태, 메마르지 않고 윤기 있는 상태를 말한다.

단단한 고무 스펀지나 잘 쳐진 인절미 같은 상태라고 보면 된다. 이야말로 기혈이 거침없이 흘러 제구실을 다할 수 있는 이상적인 상태이다.

무릇 생물이란 유연할수록 생명력이 왕성한 법이다. 유연성을 잃어 갈수록 생명력도 점점 쇠퇴하다가 아주 굳어 버리는 날이 곧 죽음이다. 이것은 논리 이전의 상식이요 진리이다.

우리의 몸 전체가, 피부와 근육뿐 아니라 혈관과 신경줄기 뱃속의 내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그렇게 유연하기만 하다면, 그리고 마음도 함께 유연하기만 하다면 병 같은 것이 어디에 어떻게 생길 수가 있겠는가.
또한 잃었던 유연성을 완전히 회복하기만 한다면 낫지 않을 병이 어디 있겠는가?

그렇다고 굳은 몸, 굳은 부분을 무턱대고 주물러대기만 하면 되는 것은 아니다.
약손 정신을 가지고 기공식으로 손을 써야만 가장 효과적으로 유연성을 회복할 수 있는 것이다.

경락 효과 - 내장 기능 조절과 질병 치유
앞에서 약손쓰기의 효과로 내세운 심신의 안정과 휴식, 신체의 균형과 유연성 등은 치료 효과라기보다 양생· 건강 효과라고 볼 수 있다. 그에 그치지 않고 약손쓰기는 경락 이론을 응용함으로써 개별적인 내장 기능을 조절하여 병을 낫게 하는 의학 차원의 효과까지도 거둘 수 있게 된다.

몸 안의 기혈은 경락이라는 일정한 통로를 통해 흐르게 되어 있는데, 12줄기의 경락들은 각기 특정 내장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한 경락의 기혈 소통이 잘 안 되면 해당 내장 기능에 이상이 생겨서 마침내는 병이 들게 된다. 그리고 약손으로 어느 경락에 문제가 있는지를 살펴서 손보아 소통이 잘 되게 하면 해당 내장 기능이 정상화되어 저절로 병이 낫는다.

이같은 경락 원리는 현대의학의 견지에서도 '내장의 병적 이상은 몸 거죽의 특정 부위에 반영되어 나타나며, 몸 거죽에 가해지는 자극은 특정 내장에 반사 작용을 일으킨다'는 반사이론으로 설명된다. 이것은 몸의 표면을 누르고 주무르는 방법으로 몸통 속, 특정 내장의 기능을 조절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경락 이론은 뒤에 비중 있게 다루게 될 터이므로 더 이상의 설명은 접어 두겠으나, 이 같은 경락 효과로 말미암아 약손요법은 건강법인 동시에 치유법으로서의 확고한 효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통 불통(通 不通)" 의 원리
위의 표는 약손 정신과 기공식 손쓰기, 그리고 경락 응용의 효과가 서로 결합되어 심신 건강과 질병 치유로 이어지는 경로를 보여 준다. 요컨대 약손요법의 논법은

'몸 안의 기혈 소통만 원활하면 병이 생기지도 않고 생겼던 병도 낫는다'

라는 기본 논리에서 비롯되고 그리로 귀결된다. 이를 두고 옛사람들은 '안 통하면 아프고 통하면 아프지 않다. 불통즉통 통즉불통( 不通卽痛 通卽不痛)'고 했다.

무슨 일이건 과학적인 전문용어를 써야만 '통하는' 현대인에겐 이런 상식적인 언어는 좀처럼 '통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몸에 병이 생기는 직접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한다면, 무언가 잘 통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은가? 우리 몸의 신경 계통과 순환 계통이 잘 통하지 않으면 병이 생기고, 호흡기· 소화기· 비뇨 생식기 등 내장과 내분비 계통이 막혀서 잘 통하지 않아도 병이 생긴다.

모든 생리 계통이 다 잘 통한다면 병이 생길 까닭이 없고 생겼던 병도 낫게 된다. 기혈의 '통불통' 원리는 이같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을 포괄적으로 단순하게 표현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단순 논리만이 약손쓰기의 실제와 부합될 수 있는 것이다. 약손쓰기는 과학이 아니라 하나의 기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이미 밝혀진 마사지· 추나· 지압 등 일반 맨손요법의 공통적인 효과, 그리고 근년에 각국에서 진행된 기공 또는 접촉요법의 과학적 연구와 실험 성과를 원용한다면 약손쓰기의 효과를 현대적인 용어로 기술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 항목만이라도 참고삼아 적어 두기로 한다.

(1) 긴장 이완· 정신 안정 효과
(2) 혈액 순환 및 체액 이동 촉진 효과
(3) 자율신경 조절 효과
(4) 내장 기능 조절 및 강화 효과
(5) 각종 통증 해소 효과
(7) 신체 불균형(불량 자세) 교정 효과
(8) 근육· 관절 운동 향상 효과

 

기초편 - 8. 우리 시대에 약손이 무슨 쓸모가 있는가
날마다 새로운 의학 정보에 접하다 보면, 현대의학은 정말 못하는 일이 없을 것도 같지만 한편으론 그 나름의 취약점을 지니고 있으며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는 병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 때문에 각종 민간요법을 찾는 병자가 늘어 가고, 의학계에서도 대체의학이니 대안의학이니 하는 것이 힘을 얻어 가고 있다

예전의 약손과는 달리 오늘의 약손요법은 의사가 잘 하는 일을 가정에서 대신하거나 흉내 내자는 것도 아니요, 사이비 의료 행위를 하자는 것도 아니다. 건강 유지와 질병 치유에 크게 유익함에도 현대의학이 학문상 제도상의 제약 때문에 할 수도 없고 거들떠보지도 않는 일을 가정에서 하자는 것뿐이다.

그렇다면 '전근대적 유물' 인 약손이 21세기라는 새로운 과학 문명 시대에 과연 어떤 일에 얼마만큼이나 쓸모가 있는지 특징적인 것만 추려서 적어 보기로 하자.

■ 미병을 고친다
동양의학원전에 '훌륭한 의사는 미병(未病)을 고친다'는 말이 있다. 미병이란 아직은 병적 증상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있는 병, 조만간 병이 나타나려는 준비 단계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무슨 병이건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게 아니라 상당 기간의 준비기가 있는 게 보통이다. 그리고 병이 생기려고 할 때는 반드시 몸 거죽에 그 조짐이 나타나게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신체의 형태상 불균형, 체벽의 과긴장이나 압통, 망울이나 응어리, 근육의 경직이나 위축, 피부의 부종이나 발진 등이 일정한 부위에 알게 모르게 나타나는데, 그것이 곧 미병의 실태이다.
다만 초기 단계에서는 감각 이상이나 자각 증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본인도 미처 모르거나 별로 관심을 두지 않을 뿐이다.

그러한 조짐들은 모두가 기혈 순환의 장애 현상이므로 그대로 놔두면 언젠가는 발병하게 되지만, 그것을 해소하면 미병은 사라진다. 약손요법은 자각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에라도 그때그때 병의 조짐들을 발견하여 미리 손을 써서 미병을 고칠 수 있으며, 그 일이 바로 약손의 본령이다. 겉보기엔 멀쩡한 사람들도 약손으로 몸을 살펴보면 대다수가 이미 미병 상태에 있음이 드러난다. 그렇다면 병이 겉으로 나타나기를 기다려야만 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무슨 병이든 생기려는 낌새를 알고 일찌감치 그 싹을 도려내 버리는 것이 상책이다.

가정에서 일 주일에 한두 번씩 약손을 주고받는 것으로 미병을 초기에 다스린다면 가족의 건강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된다. 암이나 뇌졸중이나 간질환 등 '무서운' 병에 대한 두려움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미병 고치기야말로 어느 건강법, 어느 치료법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약손쓰기의 특점이라 할 것이다.

■ 병 아닌 병, 일상의 아픔을 해소한다
미병의 둘째 단계에서는 감각 이상이나 자각 증상이 점차로 뚜렷해지기 시작한다. 어쩐지 늘 몸이 개운하지 않고 불편하다든가, 머리가 무겁고 아프다든가, 목이 뻣뻣하고 어깨가 굳어서 거북하다든가, 허리가 뻐근하다든가, 다리가 땅기고 무릎이 시큰거린다든가, 명치가 아프고 가슴이 두근거린다든가 하는 따위의 명확한 증상을 수반하는 게 보통이다. 이러한 짜증나는 아픔과 불편을 안고 반건강(反健康) 상태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 대다수 현대인의 삶이다.

우리 몸에 나타나는 아픔은 병을 알리는 고마운 신호이기는 하다. 그래서 병원을 찾게 되고, '이름 있는' 병명을 진단 받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병명이 나오지 않는다면 본격적인 치료는 할 수가 없다.

약손요법은 몸의 표면에 나타나는 조짐을 살핌으로써 각종 자각 증상의 진원(震源)이 어디에 있는지를 발견하여 손보는 것으로 일상의 아픔을 근원적으로 해소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병 아닌 병이 진짜 이름 있는 병으로 진행되는 것을 방지한다. 이것은 또한 약물 남용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길이기도 하다.

■ 스트레스를 이기게 한다
현대인이 가정과 사회에서 끊임없이 받고 있는 스트레스는 과학의 발달로 해결되기는커녕 더욱더 가중되기만 할 것이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암을 비롯한 온갖 종류의 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는데도 그것을 이기는 확실한 치료법이나 특효약 같은 건 쉬이 나을 것 같지 않다.

의학적인 설명은 차치하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우리가 직접 느낄 수 있는 것은 몸과 마음이 저도 모르게 긴장된다는 사실이다. 특히 목과 어깨, 가슴과 등의 근육 긴장이 반복되거나 지속되면 점점 더 굳어져서 그 영향이 신체 각 부분과 내장 기관에까지 미치게 된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스트레스 대처법이라는 것들이 모두 근육 긴장 이완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일시적 근육 긴장이라면 몰라도 아주 굳어 버린 근육을 푸는 데는 호흡법이나 명상법이나 근육 이완법 등으로는 역부족인 경우가 많다. 그런 때는 직접 누르고 주무르는 방법이 도움이 된다는 건 누구나가 알고 있다.
약손요법은 인체의 근육 계통을 경근(經筋)이라는 독특한 관점에서 보고 손을 쓰기 때문에 효과면에서 다른 맨손요법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월등하다.

약손의 부드러운 손길이 스트레스에 지친 마음을 안심시켜 대뇌에 깊은 휴식을 준다는 것은 뇌파 검사로도 확인된 바 있거니와, 약손을 받는 동안 받는이는 그야말로 세상 만사를 잊고 몸과 마음의 긴장을 단시간 안에 풀게 된다.

유연한 스펀지는 외부의 충격을 능히 흡수해 버리듯이, 약손으로 유연해진 몸과 마음은 웬만한 스트레스엔 거의 반응하지 않거나 덜 반응하게 되므로 그 때부터는 자기 자신이 기공으로 그 효과를 지속시키면 된다.

현대인의 건강과 행복을 좀먹는 스트레스의 해소법으로, 또는 스트레스성 질환의 가정 치료법으로 약손은 새롭게 인식되어야 한다.

■ 만성병· 성인병을 다스린다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간질환을 비롯한 각종 만성병이 현대의학적 치료로 좀처럼 완치되지 않는 것은 그런 병들이 모두 전신적인 병임에도 몸 전체를 치료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증세만을 대상으로 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고혈압만 하더라도 온몸의 유연성만 높이면 자연히 정상 상태로 돌아갈 터인데도 일시적 효과밖에 없는 강하제로 그때그때 혈압만을 조절하기가 고작이니 근본 치료가 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만성병이나 성인병 치료에는 온몸의 상태를 개선하는 자구 노력이 없어서는 안 된다.
자구 노력에는 의사가 지시하는 섭생법은 물론이요 좀더 적극적 방법인 건강기공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그러나 장기간의 투병 생활로 의기 쇠진한 병자에겐 가족의 약손보다 더 믿음직스런 도움은 없을 것이다. 심리적인 면은 차치하고, 약손은 기공 효과에 경락 효과까지 함께 얻을 수 있으므로 가정에서 병자를 도와 만성병을 다스리는데 활용해야 한다.

약손쓰기는 어떤 경우에도 의사의 치료에 방해가 되지 않으며, 장기간 복용하던 약물을 점차로 줄여 나가도 될 만큼 병세를 호전시킬 수 있다. 물론 약손의 효험이 나타난다고 해서 의사만이 병자에게 줄 수 있는 도움, 예를 들어 정기적 검사 같은 것까지 소홀히 해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 병치료를 마무리한다
현대의학은 병을 키우는 몸 자체는 보지 않고 거기서 자라난 병만을 적대시하여, 폭력적인 수단으로 박멸해 버리는 것만이 첩경이라고 생각한다. 대체로 현대의학의 병 치료라는 것은 총칼은 물론이요, 화학무기에 광선무기까지 동원하는 전쟁과 다름없다.

그것이 일단은 적군인 병을 격퇴할 수 있다 하더라도 처참한 전쟁의 상흔은 전쟁터인 온몸에 그대로 남게 된다. 그것을 말끔히 아물게 하지 않고서는 병 치료를 완전히 끝냈다고 할 수 없다.

어려운 투병 생활을 한 사람이나 큰 수술을 받은 사람, 특히 항암 치료 같은 것을 받은 사람의 몸에 손을 얹어 보면 온몸이 나무토막처럼 굳어 있거나 고들고들한 응어리가 도처에 뭉쳐 있어서 전쟁터의 황폐를 연상케 한다.

의사로서는 이런 것에까지 관심을 기울일 겨를이 없을 터이지만, 그것을 그대로 놔두면 예후가 좋지 않아 그 몸이 또 다른 병을 키우는 온상이 된다.

약손만이 투병으로 굳어 버린 몸을 정성껏 매만지고 풀어 주어 유연성의 회복을 촉진함으로써, 깨끗하게 병 치료의 마무리를 지을 수 있는 것이다.

■ 노후의 불편을 덜어 주어 장수를 누리게 한다.
구급술· 연명술로서의 현대 의술 덕분에 평균 수명이 높아지면서 노령 인구는 늘어만 가고 있다. 오래 살게 된 건 물론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이른바 퇴행성 장애 때문에 온몸 여기저기가 쑤시고 결리는데다가 기동마저 불편하다 보면 목숨을 이어 가는 일 자체가 고역일 것이다.

더욱이 노인성 치매 환자의 증가는 가정과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래서 '병든 장수 사회' 라는 말까지 나오게 된다. 이에 대한 뾰족한 대책이 나오지 못하는 것은 노화에 따르는 현상을 포괄적인 눈으로 보지 않고 하나하나의 증상을 따로 떼어서 보기 때문이다.

노화란 무엇인가 상식으로 답한다면, 노화란 굳어짐이요 메마름이다. 신체각 부분과 각 기관이 점차로 경화되어 유연성을 상실하면 전반적인 생리 기능이 저하되고, 윤활유 격인 분비액이 줄어들어 신체 조직이 메마르게 된다. 기혈의 흐름이 막혀서 통증을 유발하고 근육 관절이 굳어져서 거동이 불편해진다.

이에 대처하는 최선의 길은 유연성 회복이다. 그리고 거듭 되풀이하건대 약손은 유연성 회복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치매 문제도 뇌만을 대상으로 삼는 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을 수 없다. 몸 전체가 유연해서 기혈 소통이 잘 되는데 뇌조직만이 퇴화하겠는가. 할아버지 할머니를 주물러 드리는 것은 우리 가정의 미풍양속이었다. 그를 되살려 고통과 불편 없이 장수를 누리도록 약손으로 도와 드려야 한다.

■ 마음의 병을 달랜다.
동양의학은 마음과 몸을 하나로 보고, 마음의 병이 곧 몸의 병이요, 몸의 병이 곧 마음의 병이라는 인식 위에서 출발했으나, 서양의학도 근래에 와서는 마음과 몸의 연관성에 대해 꽤 관심을 돌리게 되었다. 그래서 성인병을 포함한 모든 만성질환의 80퍼센트 가량이 심인성 질환에 속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마음이 아프면 반드시 몸도 아픈 법이다. 이것은 움직일 수 없는 진리이다.
슬픔과 절망, 근심· 걱정과 불안감, 심지어는 분노와 질투심까지도 도가 지나치면 아픔으로 이어지게 마련인데, 그것은 몸의 아픔을 통해 느껴지는 아픔이다. 마음이 아픈 것을 가슴이 아프다고 말하는 것은 정말로 신체의 일부인 가슴부위(흉선)에 통증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가슴뿐만 아니라, 약손으로 온몸을 만져 보면 뜻밖의 부위에 과긴장이나 경직, 피부 과민이나 심한 압통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마음의 병은 어김없이 몸에 반영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몸에 나타나는 고통을 덜어 주는 것으로 마음의 고통도 덜어 줄 수 있지 않겠는가. 약손으로 몸을 편안하게 해 주면 마음도 편안해진다는 것은 단 한 번만이라도 실제로 약손을 주고받아 보면 즉석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일이다.

마음의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을 참된 연민의 정으로 대할 때 우리는 위로의 말을 잃고 거의 무의식적으로 묵묵히 끌어안아 주거나 등을 쓸어 주거나 손을 꼭 잡아 주거나 한다. 그것은 몸을 통해 마음의 고통을 덜어 주려는 본능 행위라고 볼 수 있다.

마음이라는 것이 몸 속에 담겨 있는 것이라면 몸의 문을 통해 마음에 다가갈 수 있고, 몸의 아픔을 달래는 것으로 마음의 아픔을 달랠 수 있음은 자명한 이치이다.

■ 만성 피로를 떨쳐 버린다
만성 피로란 어떤 일을 힘들여 할 수 없을 만큼 무기력과 권태감이 계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그에 따르는 갖가지 신체적 증상을 의사들은 '만성 피로 증후군' 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이것은 앞에 나온 '병 아닌 병' 이나 스트레스성 증후의 또 다른 이름이므로 약손과 관련시켜서는 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을 것이다.

예로부터 안마나 지압, 마사지 등이 피로 해소법으로 알려져 왔고, 최근에는 큰 병원에 피로 클리닉까지 설치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비용 문제 등은 논외로 하더라도 휴식 효과면에서나 피로의 근원을 해소한다는 점에서 그 어느 것도 약손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성의만 있으면 집에서 언제든지 약손을 주고받을 수 있는데도 육체적 정신적 피로에 지쳐 버린 가족을 멀뚱히 바라보고만 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 우리 문화를 해외에 알린다.
건강과는 직접 관련되지 않는 사항을 한 가지만 덧붙이기로 한다. 우리의 전통 문화 중에 해외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으로는 태권도가 있다. 역동적이고 남성적인 특이한 몸놀림, 무서운 파괴력을 보여 주는 번개 같은 발길, 외국 사람들이 매혹될 만도 하다.

그런데 그것이 과연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만을 심어 주고 있는지는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더욱이 한쪽에서는 가는 곳마다 성급한 어글리 코리언의 기질을 과시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과 결부시킨다면 말이다.

하지만 태권도 가는 곳에 약손이 함께 간다면 어찌 될까. 정적이고 여성적인 조용한 몸놀림,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 주는 사랑의 부드러운 손길이 짝지어 따라 붙는다면 그야말로 우리 국기의 태극 도형처럼 음양이 조화를 이루는 민족 문화로서 우리의 기품을 훨씬 더 높여 줄 것이다.

게다가 전업 또는 부업으로서도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음에랴. 해외로 나가는 한국 사람은, 특히 여성은 반드시 약손을 들고 가야 한다.

 

기초편 - 9.우리 몸의 음양오행

음양(陰陽)
혈압이 오르면서 얼굴이 붉어지고 머리가 아프다는데 엉뚱하게도 발가락을 문질러대고, 허리가 아프다는데 아랫배를 주무르는가 하면, 오른쪽 다리가 불편하다는데 왼쪽 다리부터 손을 댄다. 이런 식의 치료 방식은 동양 맨손요법의 특징으로서 서양 맨손요법과의 근본적인 차이점도 여기에 있다.

이와 같은 '비상식적인' 방식은 동양 문화 전반의 밑바탕이 되는 음양 원리의 실제 응용에 지나지 않는다.

음양설에 의하면 우주의 모든 사물, 모든 현상에는 서로 상반되는 성질의 두 가지 면이 공존하고 있다고 본다.
땅과 하늘, 밤과 낮, 어둠과 밝음, 물과 불, 추위와 더위, 음지와 양지, 속과 겉, 낮음과 높음, 고요함(靜)과 움직임(動) 등을 두고 하는 말인데, 앞의 것을 음(陰)이라 하고 뒤의 것을 양(陽)이라 한다.

상반된 성질을 가진 음과 양은 서로 대립하고 견제하는 사이이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힘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하나의 통일체를 이루어 나간다. 음과 양은 하나 속의 둘이다. 따라서 음과 양은 서로 의존하고 보완하는 사이이기도 하다.

어느쪽이건 단독으로는 존재할 수 없다. 음이 있으므로 양이 있고, 양이 있으므로 음이 있다. 음과 양은 한쪽이 나설 때는 다른 한쪽이 물러나고, 한쪽이 물러날 때는 다른 한쪽이 나선다. 그것은 마치 둘이 합해서 한 가정을 이루는 부부 관계와 흡사하다. 그리고 그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우리 국기의 태극 도형이다.

음과 양사이의 대립과 견제, 의존과 보완, 나섬과 물러남에 과부족이 없을 때는 조화가 있고 평화가 있지만, 만약에 어느 한쪽의 기가 지나치게 성하거나 지나치게 쇠하면 힘의 균형과 조화가 깨짐으로써 갈등과 혼란이 일어나게 되고 마침내는 파탄에 이를 수도 있다.

이상이 음양설의 줄거리이지만 그것을 각 방면에 적용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복잡한 이론 체계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약손요법을 위해서는 음양설의 근본 원리만을 대강 이해하면 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첫째로 우리 몸에서 어디가 음이고 어디가 양인지, 둘째로 우리 몸과 관련된 증상이나 현상에서 어떤 것이 음이고 어떤 것이 양인지를 분명하게 파악하는 일이다.

음의 부분과 양의 부분
우주의 축소판이라고 하는 인간의 경우 여자는 음이요 남자는 양이지만, 음인 여자의 몸에도 음과 양이 있고, 양인 남자의 몸에도 음과 양이 있다. 그 중에서 약손요법과 관련된 것들을 열거해 보자.

 

 

앞에서 말한 발(아래)과 머리 (위), 아랫배(전면)와 허리(후면), 오른쪽 다리(우반신)와 왼쪽 다리(좌반신)는 음과 양의 관계인데, 기의 과부족 때문에 양자 사이에 힘의 균형이 깨져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음양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문제가 있는 쪽에 기가 부족하면 그리로 기가 잘 흐르도록, 지나치게 성하면 나쁜 기가 빠지도록 손을 써야 한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앞에서 말한 치료 방식처럼 우선 상대쪽에 손을 쓰는 편이 훨씬 효과적일 수도 있다.

알기 쉽게 빗대어 말한다면, 아내(음)의 심신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아내보다는 겉보기엔 아무렇지도 않은 남편(양) 쪽을 먼저 손보아야 할 경우도 있다는 뜻이다.

이에 관해서는 고서에도 '병이 위에 있으면 아래를 치료하고 아래에 있으면 위를 치료하며, 병이 왼편에 있으면 오른편을 치료하고 오른편에 있으면 왼편을 치료하며, 병이 배에 있으면 등을 치료하고 등에 있으면 배를 치료한다' 고 명시되어 있다.

음의 증상과 양의 증상
음양의 불균형과 부조화에 따르는 증상에도 음이 있고 양이 있다. 대체로 기가 쇠할 때의 증상은 음성으로, 기가 지나치게 성할 때의 증상은 양성으로 나타나는 게 보통이다.

다른 말로 설명한다면 생리 기능이 감퇴할 때의 증상은 음성으로, 항진할 때의 증상은 양성으로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위의 구분법에 따라 병자의 전신적인 증상을 음증 또는 양증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전신적으로 음증인 병자 또는 양증인 병자에게도 부분적인 증상에는 음양의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이에 대한 치료 원칙은 간단하다. 약물 치료라면 음증에는 양성의 약을, 양증에는 음성의 약을 쓰면 된다. 맨손요법에서도 음증에는 양의 수법을, 양증에는 음의 수법을 쓰는 게 원칙이다. (77쪽)

음증과 양증이라는 포괄적 개념의 테두리에 드는 것으로 허(虛)와 실(實)이 있다. 허증(虛症)이란 기운이 부족한 상태 또는 병에 대한 저항력이 약화된 상태를 말하며, 실증(實證)이란 기혈의 정체· 과잉이나 나쁜 기운이 성한 상태 또는 병에 대한 저항력이 강한 상태를 말한다. 이로부터 '허하면 보하고 실하면 사한다(보허사실; 補虛瀉實)는 치료 원칙이 나오게 되는데, 이 문제는 뒤에서 다시 언급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180, 173쪽)

균형과 조화를 중시하는 음양 원리는 우리에게 사물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는 넓은 안목과 문제 해결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 약손요법에도 적극 응용해야 마땅하다.

 

기초편 - 10.오행과 오장 육부
동양의학에서 '장부(臟腑)' 또는 '오장육부'는 몸안의 내장을 통틀어 이르는 말인데,
오장은 간(肝)· 심(心)· 비(脾)· 폐(肺)· 신(腎)이고,
육부는 담(膽)· 소장(小腸)· 위(胃)· 대장(大腸)· 방광(膀胱)과 삼초(三焦)이다.

 

 

장(臟; 오장 장)이란 인체의 정미 물질인 정(精)을 간직하면서 생리 기능 계통의 주동적 구실을 하는 '속이 찬' 기관이다.

부(腑: 장부 부)란 음식물을 받아들여 소화시키고 청탁을 분별하여 찌꺼기를 배설하는 등의 구실을 하는 '속이 빈' 기관 이다.

음양설에 따르면 장(贓)은 음이고 부(腑)는 양이다. 음인 장과 양인 부는, 간과 담, 심과 소장, 비와 위, 폐와 대장, 신과 방광이 각각 짝을 이루며, 이 다섯 쌍이 인체의 생리 기능을 분담한다. (다섯 쌍에서 빠진 삼초는 심포(心包)와 쌍을 이룬다)

오행설에 의하면, 우주 만물은 불(火)과 흙(土), 금속(金), 물(水), 식물(木) 등의 기본 요소로 이루어지며, 모든 사물의 성질은 그 다섯 가지 유형, 즉 오행으로 분류된다 했는데, 앞의 다섯 쌍의 생리 기능 계통이 인체의 오행에 해당한다. 각 장부와 관련되는 다섯 가지 사물을 적으면 아래 표와 같다.

 

 

간의 예를 들어 위의 표를 설명해 보자. 음인 간은 양인 담과 짝이 되어 하나의 기능계를 이루며 , 눈과 근육(힘줄)은 그 기능계에 속한다.

그래서 간이 실하면 눈이 번들거리고 허하면 근육이 느슨해진다. 간은 목(식물)의 성질을 가졌으므로 봄철에 기운이 자라며 파랑(녹색)이 격에 맞는 빛깔이다. 간에는 녹색 야채와 신맛 나는 음식이 좋지만 그것도 지나치면 오히려 해롭다. 노여움이 심하면 간을 상하게 되며 , 간이 나쁜 사람은 화를 잘 낸다. 바람은 간 계통인 근육을 마비시킬 수 있다. 간장병 환자가 기공을 할 때 는 동쪽을 향하고 머릿속에 녹색을 떠올리면서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상생· 상극 원리
앞의 표는 장부의 기능과 인체의 내적 외적 환경 인자와의 밀접한 연관성을 오행설에 의거하여 파악하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오장을 오행에 결부시키는 것은 오행의 상생(相生)· 상극(相克) 원리를 빌어, 오장은 서로 촉진하고 억제하는 작용이 있음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즉 목은 화를 낳고(生), 토는 금을 낳듯이, 간(목)은 심(화)의 기능을 촉진하고, 비(토)는 폐(금)의 기능을 촉진한다.

반대로 화는 금을 이기고(克) 금은 목을 이기듯이, 심(화)은 폐(금)의 기능을 억제하고, 폐(금)는 간(목)의 기능을 억제한다.
동양의학에서는 오행 원리를 진단과 치료에 응용한다. 예를 들어, 간이 허할 때는 간(목)을 낳아 기르는 신(수)의 기운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간(목)을 억제하는 폐(금)의 기운이 너무 성하기 때문일 수도 있으므로, 진단 여하에 따라 신(수)을 보하거나 폐(금)를 사하는 것으로 간(목)이 기운을 되찾도록 한다.

반대로 간의 기운이 너무 실할 때는 간(목)이 낳아 기르는 심(화)를 사하거나, 간(목)을 이기는 폐(금)에 기운을 실어 주는(보하는) 것으로 간(목)의 기운을 억제한다.

그러나 맨손요법에 오행을 도식적으로 적용하는 데는 무리가 없지 않다. 그 보다는 오행과 마찬가지로 각 장부는 서로 의존하고 제약하는 관계에 있기 때문에 어느 한 장부의 병은 반드시 다른 장부들과 이중 삼중으로 연관되어 있으며, 따라서 병을 고치려면 전신적인 평형과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손을 써야한다는 포괄적인 사고방식이 중요하다.

기능계로서의 장부
내장에 대한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의 개념은 같은 점도 있지만 크게 다른 점도 있다.

예컨대 '폐' 라고 할 때 서양의학에서는 폐장, 즉 허파만을 가리키지만 동양의학에서는 폐장을 비롯한 호흡기 계통 전체를 가리킨다. 다시 말해서 장부를 개별적인 기관으로 인식한다기보다 음인 장과 양인 부가 한 쌍을 이루는 생리 기능계로 인식한다는 데 서양의학과의 차이가 있다. 기능계로서의 각 장부의 주요 기능과 그에 속하는 기관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위의 표에서 장부의 이름을 경락의 이름으로 바꾸어 놓으면(예컨대 간· 담을 간경· 담경으로, 심· 소장을 심경· 소장경으로) 각 경락이 다스릴 수 있는 생리 기능 및 기관을 표시하는 일람표가 된다.
경락 손보기를 위한 기초 지식이 될 것이므로 잘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기초편 - 11.맨손 경락 이론

경락의 실체
건강기공이 도인(導引)체조와 호흡법과 정신 집중으로 몸 안의 기가 잘 흐를 수 있는 내부 환경을 조성한다면, 약손요법은 그러한 기공 방식을 채용함과 동시에 기혈의 통로인 경락을 직접 손보는 것으로 기혈의 흐름을 조절한다.

경락을 손보려면 그것이 우리 몸 어디에 어떻게 어떤 모앙으로 분포되어 있는지를 잘 알아야 한다. 그런데 종래의 경락 이론엔 경락의 위치만 대강 제시되어 있을 뿐 그것이 과연 어떤 형태를 지니고 있는지, 즉 경락의 실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모호하다.

경락은 기혈이 흐르는 전신적인 순환 계통 또는 연락 계통이지만 혈액 순환 계통이나 신경 계통과는 별개의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혈관이나 신경처럼 고유의 조직체가 따로 있어야 할 텐데 해부학적으로 그런 건 찾아볼 수 없다. 이 때문에 실체가 있느니 없느니 하는 혼란이 일어나게 된다.

그러나 경락의 실체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은 비유로 설명하면 어느 정도 납득이 가지 않을까 싶다

물은 배수관 없이도 흐를 수 있고 전기는 전선 없이도 흐를 수 있다. 수맥은 배수관 없이 땅 속을 흐르면서 줄기를 이루는데 물이 끊어지면 찾아볼 수 없고 흙만 남게 된다.

기혈도 특별한 조직체 없이 수맥처럼 체벽(體壁)을 따라, 즉 피부 밑의 연조직, 근육의 갈피갈피를 따라 흐르면서 줄기를 이루고 있다. 기혈이 끊어지면 그 흐름도 사라질 것이지만, 기혈이 흐르고 있는 동안만은 그 흐름을 통과시키고 있는 체벽의 조직체, 피부건 근육이건 결합조직이건 혈관이건 신경이건 간에, 그 조직체들이 바로 하나의 줄기를 이루는 경락의 실체이다.

물론 그것은 손으로 만지고 누르고 주무를 수 있으며 손을 통해 그 형태를 파악할 수도 있다.
여기서 순환기 계통이나 신경 계통 등은 다만 그 말단 부분이 경락 계통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맨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경락
원래가 경락이란 맨손으로 몸을 늘러 보거나 이리저리 몸을 움직여 보거나 정신을 진중하는 등 본능적 조절 행위를 통해 발견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손 대신에 침을 사용하게 되면서 침 치료에 적합한 방향으로 그 이론이 정리되었고 치료점으로서 혈자리만이 중시되는 바람에 경락 줄기는 실체 없는 관념적인 선(線) 정도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므로 침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경락은 다시 맨손에 의하여 원래의 모습으로 인식되어야 하며, 그 이론도 맨손 치료에 응용할 수 있도록 단순하게 정리 되어야 한다. 경락이란 맨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이라는 전제하에 우리는 그것을 '맨손 경락 이론' 이라 부르기로 한 것이다.

경락은 하나의 의학 체계
손으로 만지고 누르고 주무를 수 있는 경락, 그 경락이 약손요법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병의 근본 원인은 외부 환경의 악화와 그릇된 생활 습관에 있지만 직접 원인은 경락의 이상에 있다.

경락이란 기혈을 온몸 구석구석까지 공급하는 계통이기 때문에 어느 한 줄기에 장애가 생겨서 기혈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면 그 줄기가 담당하는 신체 부위나 내장에도 병이 생기게 된다.

때로는 내장이 먼저 병들어 그 때문에 해당 경락에 이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어느 경우건 우리 몸의 모든 병적 이상은 어떤 모양으로든 예외 없이 경락에 반영되어 나타나게 되어 있다. 경락에 나타나는 이상은 기혈의 흐름을 방해하는 장애 현상이므로 그것을 발견하여 해소하면 기혈의 흐름이 다시 원활해져서 병도 자연히 낫게 된다.

그러니까
경락의 병적 이상자체가 병의 본태이고, 그것을 살펴서 판단하는 일이 진단이고,
경락을 손보아 병적 이상을 해소하는 일이 곧 치료이다.

이렇게 경락 이론은 그 나름의 생리학과 병리학 진단법과 치료법 등 의학 체계로서 갖추어야 할 내용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맨손으로 경락을 만져 보고 눌러 보는 법, 경락이 뻗어 있는 부위를 이리저리 움직여 보는 법은 경락의 이상을 발견하는 가장 확실한 진찰법이다. 또한 그것은 경락의 이상을 해소하는 가장 적절한 치료법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경락 자체가 바로 그러한 방법들을 통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약손요법은 맨손 경락 이론을 응용함으로써 맨손요법의 기본 문제인 '어디를' 손볼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얻게 된다. 뿐만 아니라 다른 의학 이론의 도움 없이도 소박하나마 하나의 독자적인 진단 치료 체계를 지니게 되는 셈이다.

이러한 이론 체계의 뒷받침이 없으면,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약손쓰기는 원시적 본능 행위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거나 일시적 위락 행위에 그치거나 아니면 신비주의의 너울 속으로 기어들 수 밖에 없게 된다.

 

기초편 - 12.경줄기
경줄기
경락 계통에는 몸통과 팔다리에 세로로 뻗은 간선 격인 경(經) 줄기들과 거기서 갈라져 나와 경 사이를 연락하는 낙(絡) 줄기들이 있으며, 그보다 더 가느다란 줄기가 그물처럼 온몸에 고루 분포되어 있다. 그러나 경락 손보기의 대상이 되는 것은 육장(오장에 심포를 합친)육부와 연계되어 있는 12개의 경줄기이다.

이 12경이 내장(육장 육부)을 포함한 몸 전체를 12부분으로 나누어 맡아서 기혈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맨손 경락도
경락 계통의 전모를 말하기 전에 우선 경줄기라는 것이 우리 몸에 어떤 모앙으로 뻗어 있는지, 12경 중의 하나를 예로 들어 살펴보는 게 좋겠다.

그림에 위아래로 길게 그려진 것은 '발의 전양경' 이라는 경줄기인데, 몸통 속의 위(胃)와 연결되어 있다 해서 '위경' 이라 부르기도 한다(모든 경줄기는 좌반신과 우반신에 똑같이 대칭으로 분포되어 있다).

그림을 보면 얼굴 부위와 배의 앞부분, 정강이 앞부분, 발등과 둘째(셋째)발가락, 그리고 몸통 속의 위장이 모두 하나의 경줄기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보다도 경락은 맨손으로 만질 수 있다 했으니 우선 이 경줄기의 한 부분을 직접 만져 보기로 하자.

의자에 편안히 걸터앉아서 자기의 넓적다리 위에 한손을 가볍게 얹어 본다. 이때 손바닥에 닿는 부위는 발의 전양경의 관할 구역에 해당하는 피부 표면이다. 이것을 경면(經面)이라 부른다

원래의 이름은 피부(皮部)인데 피부(皮膚)와 혼동하지 않도록 이 책에서는 경면(經面)으로 바꾸어 부르기로 한다. 그림에 분홍빛으로 표시되어 있다.

다음엔 엄지손가락으로 손 얹었던 자리를 지그시 눌러 본다.
이번엔 단단한 근육 줄기가 손끝에 느껴질 것이다.

이것은 발의 전양경에 속하는 근육 줄기로서 경근(經筋)이라 부른다.
경근도 얼굴에서 발가락끝까지 뻗어 있으나 그림에는 비교적 굵직하고 단단하게 느껴지는 부분만이 겹줄로 표시되어 있다.

그런데 압력을 늦추지 않고 손끝을 세워 계속해서 누르고 있으면 근육이 이완되어 벌어지면서 근육 갈피 사이에오목한 홈이나 골 같은 것이 손끝에 느껴진다. 힘주어 누르면 찌르르한 느낌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것을 경맥(經脈)이라 부른다. 그림에 굵은 줄로 표시되어 있다. 이렇게 각 경줄기는 경면과 경근 그리고 경맥으로 이루어져 있다.

앞의 그림(60쪽)은 그것들을 모두 한데 겹쳐서 표시한 '맨손 경락도' 이다. 종래의 침구 경락도는 경혈(혈자리)과 함께 경맥만을 가느다란 선으로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경면· 경근· 경맥을 모두 동시에 손볼 수 있고 손보아야 하는 약손쓰기에서는 이런 식의 개념도가 실제에 부합되리라고 본다.

경줄기 개념도

 

 

경면(經面)
경면의 구분
인체의 피부 표면에서 볕이 안 쬐는 부분은 음이고 볕이 잘 쬐는 부분은 양이다(63쪽 참조).

그런데 팔다리의 음(陰)의 부위와 양(陽)의 부위를 각각 전면· 후면· 측면으로 구분한다면

음(陰)의 부위는 전음(前陰)· 후음(後陰)· 측음(側陰)(3음)으로,
양(陽)의 부위는 전양(前陽)· 후양(後陽)· 측양(側陽)(3양)으로
나뉘어진다.

그러니까 팔과 다리는 각각 6부분으로, 팔다리를 합하면 12부분으로 나뉘어지며, 그 12부분이 바로 12경의 경면이다.
그리고 팔다리의 경면은 각각 몸통 머리의 경면과 이어져 있다.
위 그림에는 온몸의 표면이 6부분(3음과 3양)으로 구분되어 있으나, 같은 부위, 같은 이름의 경면이라도 팔(손)과 다리(발)는 각각 다른 경면으로 보기 때문에 12경면이 되는 것이다

앞의 그림과는 달리 양팔을 손바닥과 함께 몸통에 밀착시키고 양다리도 발과 함께 서로 밀착시키고 섰을 때 앞쪽을 향하는 부위는 전면이고, 뒤쪽을 향하는 부위는 후면, 전면과 후면의 중간에서 안쪽과 바깥쪽을 향하는 부위는 측면이다. 그리고 전면· 후면· 측면에는 각각 음과 양이 있으므로 3음 3양이 된다. 이것을 위팔(상박부)과 넓적다리 (대퇴부)의 단면도로 표시하면 팔다리의 12경의 위치를 어림잡을 수 있다. 아래 단면도에서 경면 밑의 경근과 경맥은 점선 동그라미로 표시되어 있다.

경면과 내장
경면의 실체는 바로 피부(표피· 진피 피하조직)이다. 기능면에서도 피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피부' 는 인체의 표면 전체에 대한 포괄적 명칭인데 비해
'경면'은 12부분으로 구분된 하나하나의 체표 부분을 가리키는 말이다.

경면과 피부의 차이점은 여기에 있다. 경락 계통의 말단이자 각 경줄기의 겉면인 경면에는 경맥에서 갈라져 나온 미세한 줄기들이 촘촘히 깔려 있어서 그를 통해 기혈을 공급받는 한편, 몸 속의 특정 내장과 지각 전달 작용으로 밀접히 연계되어 있다.

그래서 내장의 병적 이상은 상응하는 경면에 반영되어 나타나며, 경면에 대한 외부로부터의 자극은 상응하는 내장의 기능을 억제하기도 하고 촉진하기도 한다.

이 같은 원리에 따라 몸의 표면(경면)을 살펴보면 해당 경줄기의 이상은 물론이요 몸 속 내장 기능의 이상 유무까지도 헤아릴 수 있다(90쪽 참조). 그리고 거기에 손을 얹어 주는 것이 경락 손보기의 첫걸음이다.

경근(經筋)

경근과 근육
약손쓰기에서 우리가 경락이라고 생각하면서 누르는 것은 주로 피하조직과 근육이다. 특히 우리가 경근이라고 부르는 것의 실체는 바로 근육과 힘줄이다.

경근과 근육은 신체 운동의 동력 기관이자 몸의 형태를 유지하는 외벽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신체의 운동 장애나 형태상의 불균형을 고치려면 경근(근육)의 유연성 회복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그러나 근육과 경근은 동일한 것에 대한 두 가지 이름이 아니다. 해부학에서는 수백 개에 이르는 근육 하나하나가 각기 독자적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본다. 그에 비해

경근이란 몸이 움직일 때 함께 따라서 움직이는,
즉 연동작용을 일으키는 여러 개의 근육을 하나의 줄기로 보고 부르는 말이다.

줄줄이 이어져 있는 근육들-
가령 선 자세에서 허리를 앞으로 깊이 굽힌다면 허리 근육뿐 아니라 새끼발가락에서 발꿈치힘줄, 장딴지근, 넓다리 두갈래근과 반힘줄근, 엉덩근과 넓은등근, 등세모근과 베개근, 그리고 앞이마근과 코허리근 등이 줄줄이 따라서 늘어나게 되는데, 경락에 이상이 있을 때는 그것을 더욱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연동 작용을 일으키는 근육들이 하나의 경근을 이루는 것이다. 발의 후양경에 속하는 이 경근의 시발점인 코허리근과 앞이마근이 당기면서 눈의 안쪽 꼬리가 몹시 아플 때는 발꿈치 부위의 경근을 풀어 주면 즉석에서 통증이 사라진다. 그것으로 발의 후양경의 경근 전체가 느슨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앞이마의 근육 긴장을 이완시키는 데는 발꿈치나 장딴지를 손보는 편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경락 이론 없이 상상인들 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어느 한 근육을 누르고 주무를 때는 그것이 머리끝에서 손발끝, 몸통에서 손발 끝까지 길게 뻗은 경근 줄기의 한부분이라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어느 근육이 어느 경근에 속하는지를 가려낼 수는 있지만 그런 것을 일일이 다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경근을 이루는 근육들의 모양을 잘 알면 경근의 형태를 좀더 정확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므로 손의 감각으로 어림잡은 근육들을 해부학 그림을 통해 확인해 보는 것은 좋은 일이다.

 

경맥(經脈)

산줄기와 강줄기
경면의 실체는 피부이고 경근의 실체는 근육과 힘줄이라고 했지만 경맥의 실체만은 무엇이라고 한마디로 말하기 어렵다. 고서(古書)에 경맥은 근육사이에 뻗어 있다고 했으니, 앞에서 말한 것처럼

손끝으로 누를 때 근육 갈피 사이에 오목하게 느껴지는 홈이나 골 같은 것이 경맥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따라서 경근을 제쳐 놓고서는 경맥을 설명할 수 없다.

경근과 경맥은 경줄기가 뻗은 위치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게 된다. 산줄기가 높으면 골도 깊듯이 넓적다리나 종아리 등 경근이 발달된 부위에서는 경맥도 깊숙이 내려앉아 있다.

머리나 손등· 발등같이 경근 줄기가 가늘고 낮은 부위에서는 경맥도 얕은 곳에 깔려 있어서 조금만 눌러도 금방 손끝에 와 닿는다.

하나의 경줄기엔 경근도 경맥도 한 줄기씩 있는 게 원칙이지만 어느 부위에서나 그런 것은 아니다. 예컨대 관할구역이 넓은 발의 후양경은, 경줄기 자체가 두 갈래로 갈라져서 내려가다가 끝머리에 가서야 하나로 합쳐진다.

그런가 하면 발의 전양경 등은 넓적다리 부위에 서 경맥이 두 줄기 세 줄기로 갈라졌다가 무릎에 가서 다시 하나로 합쳐지기도 한다(그림 참조) .

이것은 마치 큰 강줄기가 좁게 흐를 때도 넓게 흐를 때도 있고, 얕게 흐를 때도 깊게 흐를 때도 있으며, 두세 갈래로 갈라져서 흐르다가 다시 합쳐지기도 하는 것과 같다. 강줄기에 비유되는 경맥이 그러하다면 산줄기나 강언덕에 비유되는 경근도 곳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기는 마찬가지이다.

몸 속에까지 뻗어 있는 경맥
경락 이론에 의하면 경면이나 경근과는 달리 경맥만은 그 지선이 몸통 속에까지 뻗어 있어서 몸의 표면(경락)과 몸 속(내장)을 직접 연결하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경맥을 통하지 않고는 경면도 경근도 신체 내부와 연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말이다.

경맥의 주된 기능은 신체 내부와 외부의 변화나 자극을 양방으로 전달하는 구실이라 할 수 있다. 자극요법의 범주에 속하는 침구요법에서 경맥을 경락 계통의 중추로서 중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약손요법도 내장의 기능을 조절해야 할 경우엔 경맥을 정확히 짚어서 적절히 자극을 가하는 수법을 사용한다.
그리고 경맥에 자극을 가하기에는 경근의 갈피가 분명하게 느껴지는 아래팔과 아랫다리 부위, 특히 경근이 두껍지 않아서 경맥이 얕게 깔려 있는 손발 부위가 적합하다 할 것이다

경줄기는 공동구
경면· 경근· 경맥은 저마다 조금씩 다른 기능을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 각기 독립적으로는 존재할 수 없으며 셋이 하나가 됨으로써 비로소 제구실을 다할 수 있다.

더욱이 가늘고 뾰족한 침과는 달리 맨손은 경면에 접촉하지 않고서는 경근을 손볼 수 없고, 경근을 벌어지게 하지 않고서는 경맥을 손볼 수 없다. 맨손의 움직임은 언제나 경줄기 전체에 미치게 마련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셋 중 하나에 중점을 두어야 할 때도 있겠으나 어떤 경우에도 결코 전체 경줄기를 잊어서는 안 된다.

경락이 철도선이라면 경혈은 정거장이라는 식의 비유도 있기는 하나, 기의 다양한 작용을 감안한다면 경줄기란 전기 통신 케이블과 가스관, 상수관과 하수관 등이 함께 매설된 공동구(共同溝)와 같은 것이라는 비유가 좀 더 어울릴 듯 싶다.

기초편 - 13. 12경
12경의 분류
각 경줄기의 위치는 '경면의 구분' (62쪽)으로 대강은 밝혀졌을 것이지만, 12경은 그 위치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1) 6음경과 6양경
12경 중 음의 부위에(몸통에서 손발 끝까지) 뻗어 있는 6줄기는 음경(陰經)이고, 양의 부위에 (머리· 얼굴에서 손발 끝까지) 뻗어 있는 6줄기는 양경(陽經)이다.

(2) 손의 6경과 발의 6경
12경 중 6줄기는 팔을 거쳐 손끝으로 뻗어 있고, 6줄기는 다리를 거쳐 발끝으로 뻗어 있다. 손의 6경에는 3음경과 3양경이 있고, 발의 6경에도 3음경과 3양경이 있다

(3) 3음경과 3양경

손의 3음경에는 전음경(前陰經)· 후음경(後陰經)· 측음경(側陰經)이 있고,
손의 3양경에는 전양경(前陽經)· 후양경(後陽經)· 측양경(側陽經)이 있다
발의 3음경· 3양경도 이와 같다.

(원래는 음양론에 따라 태음경이니 양명경이니 하는 명칭이 따로 있으나 이 책에서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렇게 바꿔 부르기로 한다.)

(4) 전면경· 후면경· 측면경
팔다리의 전면에 있는4경은 전면경, 후면에 있는 4경은 후면경, 측면에 있는 4경은 측면경이라 한다.

12경과 장부
육장육부는 음인 장과 양인 부가 각각 짝을 이루어 여섯 쌍이 된다 했는데 이와 마찬가지로 6음경과 6양경의 경줄기들도 각각 짝을 이루어 여섯 쌍이 된다.
예컨대 손의 전음경은 손의 전양경과, 발의 후음경은 발의 후양경과 음양 관계를 이룬다.

그리고 그 여섯 쌍은 장부의 여섯 쌍과 각각 연계되어 있다. 아래 표를 보면 알겠지만, 예를 들어 손의 전음경과 전양경은 폐· 대장에, 발의 후음경과 후양경은 신· 방광에 연계되어 있다.

 

 

 

12경의 명칭
12경은 부르는 사람이 임의로,
(1) 위치에 따르는 명칭을 부를 수도 있고, (손의 전음경, 발의 후양경 등)
(2) 위치에 관련 장부 이름까지 덧붙여서 완전형 명칭으로 부를 수도 있으며,
(손의 전음 폐경, 발의 후양 방광경 등)
(3) 관련 장부 이름만으로 간략하게 부를 수도 있으므로(폐경, 방광경 등) 어느 것을 불러도 헷갈리지
않도록 잘 기억해 두어야 한다.

그러나 신체의 특정 부위와의 관련을 말할 때는 (1)의 명칭이, 장부(내장)와의 관련을 말할 때는 (3)의 명칭이 어울린다 할 것이다.

같은 부위의 경줄기들
12경 중에서 신체의 같은 부위에 뻗어 있는 경줄기들끼리는 위치뿐만 아니라 기능면에서도 공통점과 유사점을 지니고 있다.

4전면경· 4후면경· 4측면경, 그리고 손(팔)의 3음경· 3양경, 발(다리)의 3음경 3양경 등을 두고 하는 말인데 이들은 경락 계통 속의 작은 그룹들이라 할 수 있다.

다음 쪽에서부터 각 그룹에 속한 경줄기들의 상호 관계와 공통점· 특성 같은 것을 살펴보기로 한다.
그것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경락을 효과적으로 응용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면경 그룹

 

 

 

2경을 전면경과 후면경, 측면경으로 분류하는 데는 그만한 까닭이 있다.
전면경의 경우, 손의 전음 폐경과 손의 전양 대장경, 발의 전음 비경과 발의 전양 위경은 짝이 되어 음양 관계, 즉 부부 같은 관계를 이룬다.

손의 전음 폐경과 발의 전음 비경은 같은 전음경이라는 점에서 자매간의 관계이고, 손의 전양 대장경과 발의 전양 위경도 같은 전양경이라는 점에서 형제간의 관계이다.

이렇게 인체 전면에 위치하면서 부부 관계, 자매· 형제 관계에 있는 4경은 한 집안 같은 그룹을 이룬다.
부부 관계, 자매· 형제 관계, 가족 관계로 비유되는 각 경(經) 상호간의 특별한 관계는 경락을 실제로 응용함에 있어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예컨대 폐의 병은 폐경 대신에 대응 하는 양경인(즉 남편 격인) 대장경으로 치료할 수 있고, 대장의 병은 폐경으로 치료할 수 있다. 대장의 병은 같은 전양경인(형제 격인) 위경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 그리고 머리와 얼굴의 전면, 몸통의 전면, 팔다리의 전면 등 몸의 앞 부분의 병은 전면경 그룹과 관련된 것으로 파악한다.

전면경 그룹과 그에 연결된 장부는 생명 유지에 필요한 공기(하늘의 기)와 음식(땅의 기)을 획득 섭취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를테면 군대의 전방 부대와 같아서 그만큼 사고도 빈발하게 마련이다. 호흡기와 소화기 계통의 병이 가장 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것은 일상 생활에서 전면경에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따라서 전면경을 손보아야하는 경우도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손의 전음 폐경은 폐장에서 시작하여 기관을 거쳐 복장뼈 상부에서 체표로 나와, 빗장뼈 아래를 따라 위팔뼈 안쪽 우묵한 곳에까지 이르는데 여기서 지선 한 가닥이 갈라져 옆구리를 따라 아래로 내려가서 발의 전음 비경 및 대장에 연결된다. 본선은 팔의 전음부를 따라 팔오금을 통과한 후 아래팔과 손목· 그리고 손바닥의 엄지두덩을 거쳐 종점 격인 엄지손가락 끝에 이른다.

손의 전양 대장경은 집게손가락 안쪽 끝에서 시작하여 아래팔과 위팔의 전양부를 따라 어깨봉우리까지 올라온 후 빗장뼈 위를 따라 목 앞에 이른다. 여기서 얼굴로 올라가 콧방울 아래와 인중을 거쳐 반대쪽 콧방울 옆에 가서 끝난다. 이론상으로는 도중에 빗장뼈 위에서 지선 한 가닥이 갈라져 몸통 안으로 들어가 폐장에 연결된 후 다시 아래로 내려가 대장에 연결된다.

발의 전양 위경은 눈 밑에서 시작하여 목 앞을 지나 빗장뼈로 내려가는데, 도중에 한 가닥은 얼굴을 한 바퀴 돈다. 빗장뼈에서 젖가슴과 상복부, 배꼽 옆을 거쳐 내려가서 넓적다리 전양부에 이른다. 무릎뼈를 돌아 돌아 정강뼈 바깥쪽 근육을 따라 발목으로 내려가 둘째와 셋째발가락에 가서 끝난다. 상복부에서 지선 한가닥이 몸 안으로 들어가 위장· 비장에 연결된다.

발의 전음 비경은 엄지발가락 안쪽 끝에서 시작하여 발등 안쪽 가장자리를 따라 복사뼈에 이른 후 정강뼈 안쪽 가장자리를 따라 무릎까지 올라간다. 거기서부터 다리의 전음부를 따라 하복부에 이른 후 옆구리로 벗어나서 위로 올라가 손의 전음 폐경에 연결된다. 도중에 지선 한 가닥이 뱃속으로 들어가 비장· 위장· 췌장 등에 연결된다.

 

 

후면경 그룹

후면경에서는 손의 후음 심경과 손의 후양 소장경, 발의 후음 신경과 발의 후양 방광경이 짝이 되어 음양 관계, 즉 부부 같은 관계를 이룬다.

손의 후음 심경과 발의 후음 신경은 자매간의 관계이고, 손의 후양 소장경과 발의 후양 방광경은 형제간의 관계이다. 그리하여 이들 4 후면경은 한 집안 같은 그룹을 이룬다.

후면경에서도 각 경 상호간의 밀접한 관계는 실제 치료에 응용된다.
예컨대 손의 후음 심경의 병은 손의 후양 소장경으로 치료할 수 있고, 발의 후음 신경의 병은 발의 후양 방광경으로 치료할 수 있으며, 심장의 병을 신경으로 치료하는가 하면 소장의 병을 방광경으로 치료하기도 한다.

또한 인체의 후면, 즉 뒷머리와 목덜미, 어깨뼈 (견갑골) , 등허리와 척추뼈, 다리 뒷쪽의 병 등은 모두 후면경들과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면경 그룹이 제일선에 해당한다면 후면경 그룹은 후방 사령부나 보급 기지에 해당한다. 이러한 비유는 관련 내장인 심(心)이 정신 활동과 생리 기능을 주도하고, 신(腎)은 인체의 정미 물질인 정(精)을 저장한다는 점에서 납득할 수 있다.

그래서 후면경의 이상은 전면경처럼 빈발하지는 않으나 대체로 병의 뿌리가 깊고 만성적인 증상을 띠는 경우가 많다.
이전에는 나이 들면서 나타나는 병으로 알았는데 요즘은 청소년층에서도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손의 후음 심경은 심장에서 시작하여 복장뼈 한가운데서 체표로 나온 후 갈비뼈 사이를 따라 겨드랑이로 들어갔다가 위팔 후음부를 따라 팔오금으로 내려간다. 거기서부터 자뼈 안쪽을 따라 손목으로 내려가서 손바닥의 새끼두덩을 거쳐 종점 격인 새끼손가락 안쪽 끝에 이른다. 심장에서 시작되는 지선 한 줄기는 몸통 속을 아래로 내려가 소장에 연결된다.

손의 후양 소장경은 새끼손가락 바깥쪽 끝에서 시작하여 손등 모서리를 따라 손목으로 올라온 후 팔의 후양부를 따라 겨드랑이 뒤쪽에 이르는데, 여기서 어깨뼈와 어깨 마루를 거쳐 얼굴로 올라간다. 볼에서 한 가닥은 안쪽 눈꼬리로 가서 발의 후양경에 연결되고 본선은 귓구멍 속으로 들어가서 끝난다. 어깨에서부터 지선이 몸통 속을 아래로 내려가 심장· 소장에 연결된다.

발의 후양 방광경은 안쪽 눈꼬리에서 시작하여 머리를 넘어 목덜미로 내려온다. 여기서 두 줄기로 갈라져 등· 허리· 엉덩이· 넓적다리 뒤쪽을 거쳐 발꿈치에 이르는데, 두 줄기는 바깥쪽 복사뼈 뒤에서 하나로 합쳐져 발등 바깥쪽 모서리를 따라 새끼발가락 끝에 가서 끝난다. 도중에 허리에서 지선 한 가닥이 몸통 안으로 들어가서 신장과 방광에 연결된다.

발의 후음 신경은 발바닥 가운데서 시작하여 안쪽 복사뼈 아래로 나온 후 장딴지 후음부를 따라 올라가서 허벅지와 생식기를 거쳐 하복부에 이른다. 거기서 몸통 속의 지선은 신장· 방광에 연결되고. 본선은 흉복부 정중선 바로 옆을 따라 빗장뼈 아래까지 곧바로 올라간다. 이것은 등허리 정중선 양옆에 뻗어 있는 발의 후양 방광경과 몸통 앞뒤에서 대응하기 위함이다.

측면경 그룹

 

 

측면경에서는 손의 측음 심포경과 손의 측양 삼초경, 발의 측음 간경과 발의 측양 담경이 짝이 되어 음양 관계, 즉 부부 관계를 이룬다. 손의 측음 심포경과 발의 측음 간경은 자매간의 관계이고, 손의 측양 삼초경과 발의 후양 담경은 형제간의 관계이다. 그리하여 이들 4측면경은 한 집안 같은 그룹을 이룬다.

측면경에서도 각 경 상호간의 밀접한 관계는 실제 치료에 응용된다.
예를 들어 손의 측음 심포경의 병은 손의 측양 삼초경으로 치료할 수 있고, 발의 측음 간경의 병은 발의 측양 담경으로 치료할수 있으며, 손의 측양 삼초경의 병은 발의 측양 담경으로 치료할수 있다

또한 인체의 측면, 즉 옆머리와 귀 주위, 겨드랑과 옆구리, 엉덩이 측면과 다리 측면의 병들은 모두 측면경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측면경 그룹은 전방과 후방 사이를 연결하면서 주로 경비와 보호 임무를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관련 장부인 간· 담은 근육· 인대와 관절 활동에 관여하며, 심포는 심(心)을, 삼초는 내장 전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측면경의 이상은 비교적 활동이 왕성한 연령층에 많이 나타난다. 과도한 스트레스에서 오는 육체적 정신적 긴장의 연속이 측면경에 부담을 주어 각종 신경성 질환이나 간질환 또는 순환기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손의 측음 심포경은 심포(심낭)에서 시작하여 젖가슴 아래서 체표로 나오는데 유방 가장자리를 돌아 위로 올라갔다가 위팔 측음부를 따라 내려오면서 팔오금을 통과하고 아래팔 안쪽 한가운데를 거쳐 손목에 이른다. 여기서 엄지두덩과 새끼두덩 사이를 지나 손바닥 중심 (노궁혈)에 이른 후 가운뎃손가락 끝에까지 가서 끝난다.

손의 측양 삼초경은 약손가락 바깥쪽 끝에서 시작하여 손등에서는 약손가락과 새끼손가락 뼈 사이를 지나 손목에 이르고, 여기서부터는 아래팔과 위팔의 측양부를 따라 어깨끝 뒤쪽까지 올라간 후 어깨 마루를 거쳐 목 옆으로 올라간다. 귀 아래서 한 가닥은 갈라져 귀 언저리를 한 바퀴 돌고. 다른 한 가닥은 귀 뒤쪽 옆머리를 거쳐 눈썹 끝에 가서 끝난다.

발의 측양 담경은 눈꼬리에서 시작하여 두 가닥으로 갈라져 옆머리를 돌아 귀 뒤쪽 머리뼈 가장자리 우묵한 곳에서 합쳐지는데, 여기서 어깨 마루와 옆구리를 거쳐 엉덩이 측면으로 내려간다. 도중에 몸통 속 지선은 간장 담낭에 연결되며 본선은 다리의 측양부를 따라 복사뼈에 이른 후 발등에서는 넷째 발가락과 새끼발가락 뼈 사이를 통과하여 넷째발가락 끝에 가서 끝난다.

발의 측음 간경은 엄지발가락 바깥쪽 끝에서 시작하여 엄지와 둘째발가락 뼈 사이를 지나 발목으로 을라온 후 정강뼈 안쪽을 따라 무릎까지 올라간다. 여기서부터 넓적다리 측음부를 통과하여 생식기에 연결된 후 하복부를 거쳐 가슴우리(흉곽)에 이르며 여기서 손의 측음 심포경에 연결된다. 몸통 속의 지선은 간장· 담낭에 연결된다.

 

기초편 - 14. 3음경과 3양경

손의 3음경

 

 

손의 3음경은 모두 가슴에서 팔 안쪽을 거쳐 손끝으로 뻗어 있으므로 팔 안쪽의 병증은 물론이요 특히 가슴 부위의 병증을 다스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가슴 부위라 해도, 맨 윗부분인 빗장뼈 아래는 손의 전음 폐경의, 젖가슴 바깥쪽으로 해서 갈비뼈 아래 언저리까지는 손의 측음 심포경의 젖가슴 윗부분에서 복장배 쪽으로는 손의 후음 심경의 관할 구역이다(그림 78쪽)

또한 가슴 속 내장의 병도, 폐장을 비롯한 기관지· 인후 등 호흡기 질환은 주로 폐경으로, 심장 질환과 신경성 질환은 심경과 심포경으로 치료한다. 심포경은 위장 부위에 닿아 있어서 급성 위염에도 효과가 있다

손의 3양경

 

 

손의 3양경은 그 위치로 보아 두면부(머리· 얼굴)와 목· 어깨· 팔의 바깥쪽의 병증 및 눈· 코· 입· 치아· 인후등의 병증을 다스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두면부와 목, 어깨에서도 앞머리· 얼굴 앞부분· 앞목· 어깨 앞쪽(빗장뼈 윗부분)은 손의 전양 대장경의 관할 구역이고, 옆머리· 귀 둘레· 옆 목과 어깨 마루는 손의 측양 삼초경의, 뒷목· 어깨 뒤쪽과 어깨뼈 둘레는 손의 후양 소장경의 관할 구역이다.(그림 77쪽)

발열성 질환과 두통도 손의 3양경으로 치료되지만, 전두통은 손의 전양경, 측두통은 손의 측양경, 후두통은 손의 후양경을 위주로 치료한다. 또한 얼굴· 코· 입 치아· 인후의 병증은 주로 전양경으로, 귓병은 주로 측양경으로, 신경성 질환은 주로 후양경으로 치료한다.

내장의 병증으로 말하면, 대장경으로는 대장의 병보다 폐의 병(호흡기 질환)을, 소장경으로는 소장의 병보다 심의 병(심장 질환)을 치료하는 경우가 더 많다.

대장의 병은 발의 전면경과 내장 반응구(84쪽)로, 소장의 병은 발의 후면경과 내장 반응구로 치료하는 편이 보다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발의 3음경

 

 

발의 3음경은 모두 발끝에서 다리 안쪽을 거쳐 복부로 뻗어 있어서 다리 안쪽과 복부의 각종 병증, 특히 생식, 비뇨기 계통의 병을 다스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복부에서도 배꼽둘레 부분은 발의 전음 비경의, 좌우 갈비뼈 아래 부분은 발의 측음 간경의, 배꼽 아래 부분은 발의 후음 신경의 관할구역이다(그림 80쪽)

복부 내장의 병 중에 소화기 계통의 병은 주로 비경을, 간질환은 간경을, 비뇨기 계통의 병은 신경을 중심으로 해서 치료한다. 또한 생식기 계통에서 여성 생리(월경)는 주로 비경과, 생식의 근본 능력인 이른바 정력은 신경과, 외생식기(성교 능력)는 간경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본다.

발의 3양경

 

 

발의 3양경은 두면부에서 발끝까지 길게 뻗어 있다. 그 중 발의 전양 위경은 앞쪽에서 발의 측양 담경은 양 옆에서, 발의 후양 방광경은 뒤쪽에서 몸 전체를 받쳐 주는 버팀대 구실을 하고 있다.

따라서 발의 3양경은 몸의 자세와 밀접한 관계에 있으며, 신체 전면의 병증은 발의 전양경으로, 측면의 병증은 발의 측양경으로, 배면(특히 허리)의 병증은 발의 후양경으로 치료한다.(그림 80, 81쪽).

발의 3양경은 손의 3양경과 마찬가지로 두면부와 목 어깨, 그리고 눈· 코· 귀· 입 등의 병증을 치료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두면부와 목, 어깨에서도, 앞이마· 얼굴 앞 부분· 앞목· 어깨 앞쪽(빗장뼈 윗부분)은 발의 전양 위경의 관할 구역이고, 옆머리· 관자놀이· 귀둘레· 옆목과 어깨 마루는 발의 측양 담경의, 뒤통수 목덜미 어깨 뒤쪽과 어깨뼈 안쪽 가장자리는 발의 후양 방광경의 관할 구역이다.

내장의 병증으로 말하면, 위경으로는 위장병뿐 아니라 대장의 병증도 치료하며, 담경으로는 간· 담의 병증을, 방광경으로는 방광· 신장과 소장의 병증을 치료한다.

 

기초편 - 15.혈(穴)자리

혈자리
강줄기에는 여울목과 웅덩이, 굽이치는 곳과 둑이 낮은 곳, 지류의 합류점과 수로 운하의 분기점 등 흐름의 변화가 잘 나타나며 큰물이나 가뭄의 영향도 많이 받는 곳이 있다.
말하자면 강줄기의 요소인 동시에 사고 빈발 지점으로서 치수(治水)의 대상으로 중점을 두어야 할 곳이다.

우리 몸의 경맥에도 그와 같은 요소들이 분포되어 있어서 기혈의 흐름에 변화가 있을 때는 금방 그곳에 반영되어 나타난다. 그런 곳은 대체로 손끝으로 누르면 오목한 느낌이 든다 해서 혈(穴)이라 부르기도 하고, 혈자리라 부르기도 한다.
침구학에서는 경맥의 혈이라는 뜻에서 경혈(經穴)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게 보통이다.

요혈
원래 침구학에서는 12개월과 같은 숫자인 12경에 맞추어 365일과 같은 365개의 경혈을 정했던 것인데 그 밖에도 치료 효과가 높은 혈자리들이 계속 발견됨에 따라 오늘날 정식으로 이름이 붙은 혈자리의 수는 4백 군데 이상으로 늘어나 있다.
그러니 그 모든 곳이 요소라고 할 수는 없다. 침의 특성 때문에 치료 가능한 곳을 모조리 경혈로 표시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경혈 중에서 정말로 경맥의 요소라고 할 만한 혈자리, 즉 요혈(要穴)이라 부르는 혈자리는 그다지 많지 않다. 요혈들은 주로 팔다리와 손발의 관절 부위에 분포되어 있으며, 특히 팔꿈치에서 손가락 끝, 무릎에서 발가락 끝까지 사이에 모여 있다.

그곳들은 경근이 두껍지 않은데다가 경맥이 위에 얕게 깔려 있어서 외부의 자극에 무척 민감하다.
때문에 소속 경맥이나 그 경맥과 연결되어 있는 내장에 병적 이상이 있을 때 그곳을 누르면 심한 압통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요혈은 진찰점으로서 활용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또한 외부의 자극에 민감하다는 것은 자극요법이나 반응요법의 치료점으로 적합하다는 뜻이 된다.
그래서 손발의 요혈에 침을 놓는 것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곳, 예컨대 머리· 얼굴부위나 몸통 속 오장육부의 병을 '원격 치료" 하기도 한다.

혈자리보다 경줄기
맨손요법 중에는 무슨 병엔 무슨 혈을 누르라는 식의 점혈법(点穴法)을 가르치는 유파도 있지만, 그것은 침 대신에 손가락 끝을 사용한다는 점이 다를 뿐 치료 윈리로 볼 때 침 치료의 변법(變法)에 지나지 않는다.

침에는 침 나름의 장점이 있고 맨손에는 맨손 나름의 장점이 있거늘, 이도 저도 아닌 점혈법이란 결국 이만도 저만도 못한 치료법일 수 밖에 없다.

약손쓰기의 특징은 몇 군데의 혈자리보다는 경줄기 전체의 상태를 파악하여 전체적으로 조절한다는 데 있다.

교통의 혼잡을 일으키는 어느 한 지점만을 보고 대책을 세우기보다 그와 연결되어 있는 도로 전체의 교통의 흐름을 관찰하여 거시적인 견지에서 대책을 강구하는 것과 같다.

고서에도 이르기를 '비록 혈자리를 못 짚는 한이 있더라도 그 경줄기만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거니와, 혈자리를 외우지 않더라도 경줄기만 제대로 짚어 가다 보면 이상이 있는 혈자리는 자연히 나타나게 마련이다.

다만 팔다리의 관절 부위에서 경근마디가 맺혀지는 곳에 있는 요혈이나 그 밖의 요혈만은 경줄기를 정확히 잡기 위해서도 미리 알아 두는 편이 유리하다.

또한 점혈법으로 말하더라도 대증요법으로 간편하다는 점에서 약손요법의 부수적인 방법으로 필요시에 적절히 활용해서 안 될 일은 아니다.

혈자리 이름

경혈들은 모두 고유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침 치료를 하려면 수많은 경혈 이름과 위치를 외어 둘 필요가 있다.

그러나 약손요법에서는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가장 중요한 혈자리만 알면 된다. 이름 같은건 꼭 외우지 않아도 상관없다. 요혈의 이름을 기억하기 어려우면 그 위치와 소속 경줄기의 이름을 붙여 불러도 무방하다.

예컨대 팔오금의 후음혈(소해), 손목의 측양혈(양지), 아래팔의 전음혈(공최),무릎 아래 전양혈(족삼리), 발목의 측양혈(구허) 등으로 부른다.
오장육부(내장)와의 관계를 염두에 두고 말할 때는, 팔오금의 심혈(소해), 손목의 삼초혈(양지), 아래팔의 폐혈(공최), 무릎 아래 위혈(족삼리), 발목의 담혈(구허) 등으로 부르면 된다.

중요한 것은 혈자리의 이름이 아니라 손보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손끝의 감각으로 요혈들을 정확히 짙을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기초편 - 16.임맥(任脈)· 독맥(督脈)

경락 계통에는 오장(육장)육부와 연결되는 간선 격인 12경 이외에 여덟 줄기의 보조적인 간선이 더 있으나 그 중에서 실제로 치료에 응용되는 것은 몸통 앞쪽의 정중선(正中線)에 뻗어 있는 임맥(任脈)과, 몸통 뒤쪽 정중선에 뻗어 있는 독맥(督脈)이다.

임맥은 남녀 외생식기와 항문 사이의 회음혈에서 시작하여 하복부와 상복부 및 가슴 한가운데를 통과한 후 아랫입술 밑에까지 올라간다.

독맥은 회음혈에서 시작하여 척추를 따라 올라가서 정수리를 통과한 후 콧등을 타고 내려가 윗잇몸에 들어가서 끝난다.

임맥은 음이요 독맥은 양으로서, 임맥은 좌우 반신의 여섯 줄기 음경들을 서로 연결시키면서 그 기능을 통괄하며, 독맥은 좌우 반신의 여섯 줄기 양경들을 서로 연결시키면서 그 기능을 통괄한다.

다른 보조적 간선들과는 달리 임맥과 독맥에는 치료점인 경혈들이 분포되어 있다.
그래서 침구 경락도에는 12경에 임맥· 독맥을 합한 14경이 그려져 있다.

약손요법에서는 배와 등줄기의 내장구 안에 임맥· 독맥 줄기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임맥· 독맥의 각 부분은 각 내장구에 속하는 것으로 본다.
즉 임맥의 경우 가슴 부분은 심· 폐와, 상복부 부분은 비· 위와, 하복부 부분은 신· 방광· 소장과 관련되어 있다고 본다.(84쪽 참조).

등줄기의 독맥도 윗부분은 심· 폐와, 가운데 부분은 간· 담· 비· 위와, 아랫부분은 신· 방광· 대장· 소장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85쪽 참조).

기공에서는 임맥· 독맥에 속하는 경혈 중 인당 부위를 상단전, 전중(단중) 부위를 중단전, 배꼽에서 기해· 관원에 이르는 하복부를 하단전, 둘째 허리뼈 아래 명문 부위를 후단전이라 부른다.

이들 각 단전을 비롯하여 정수리의 백회, 6양경의 지선이 모이는 제7 목뼈 밑의 대추, 그리고 회음 등은 정공(靜功) 수련에서 정신 집중의 대상이 되는 중요한 곳들이다.

또한 호흡법과 정신 집중으로 하단전의 기를 아래로 내려보내 회음을 거쳐 독맥을 따라 정수리까지 올려보낸 후 다시 임맥을 따라 하단전으로 되돌아오게 하는 수련법도 있다.

주천공(周天功)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이 수련법은 임맥과 독맥만 소통시키면 나머지 12경은 자연히 소통된다해서 예로부터 많은 기공 수련자들이 이를 수련의 목표로 삼아 왔다.

 

기초편 - 17.내장 반응구

내장 반응구
오장(육장)육부의 이상은 해당하는 경줄기에만 나타나는게 아니고, 배(복부)와 등허리의 일정한 부위에도 반영되어 나타난다.

배에는 내장과 체표 사이에 가슴우리(흉곽)와 같은 장벽이 없기 때문에 내장의 병적 이상이 직접적으로 반영되어 나타난다.

그것은 비교적 넓은 면에 나타나므로 구역이란 뜻에서 '내장 반응구 또는 '내장구'라 부르기로 한다.

동양의학 고전에는 배의 내장구를 오행의 방위에 맞추어 다섯 부분으로 나누고 있다.

남쪽인 심은 명치 부위, 북쪽인 신은 아랫배, 동쪽인 간은 오른쪽 갈비뼈 밑 서쪽인 폐는 왼쪽 갈비뼈 밑, 중앙인 비는 가운데 부위가 반응구이다.

그를 기초로 하여 12경에 맞도록 육장육부를 모두 표시한다면 그림과 같다.
폐장은 좌우에 있으므로 내장구도 좌우 양쪽에 표시했다.

간의 내장구는 오른쪽에만 표시했으나 왼쪽에는 경락상으로 간과 자매간의 관계인 심포를 표시함으로써 왼쪽 간경이 그곳에 연결됨을 나타냈다.

내장구의 위치는 대부분이 해당 내장의 위치와 일치하지만 심구(心區)와 폐구(肺區)처럼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심장과 폐장의 이상, 예컨대 정신 긴장과 심장의 과부하, 호흡 곤란과 기침 등 병적 증세가 가슴우리 밖으로 밀려 내려와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침구학에서는 내장구를 모혈(慕穴)이라고 하는 좁은 점으로 파악하는데, 뾰족한 침으로는 넓은 구역을 치료하기가 마땅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 등허리에는 각 내장의 병적 상태가 비교적 좁은 면에 반영되어 나타난다.
그것을 등허리의 유혈(兪穴)이라 부른다.

예컨대 폐의 반응점은 폐유(肺兪), 심의 반응점은 심유(心兪), 이렇게 장부의 이름을 붙인 12개의 유혈이 척추 양쪽에 위에서 아래로 줄지어 자리잡고 있다.

그림에 표시된 유혈 중에서 장기의 실체가 분명치 않은 심포와 삼초의 유혈만은 12경 및 배의 내장구와의 관계를 고려해서 내가 임의로 자리를 옮겨 놓았다.
유혈들은 몸통 안의 연결로를 통해 해당 내장이나 12경에 연결되어 있다.

대체로 유혈의 위치가 각 내장으로 통하는 신경의 길목에 있는 것만 보아도 유혈과 내장의 관련성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약손요법에서도 유혈은 적극적으로 활용되어야 하겠지만, 손바닥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반응점인 혈자리에 구애되기보다 그림과 같이 호흡· 순환기 구역, 소화기 구역, 비뇨· 생식기 구역 등으로 넓게 잡는 편이 유리하다.

유혈들은 모두 발의 후양 방광경 줄기에 위치하고 있으나 그중 방광유나 신유 이외에는 방광과 별로 관계가 없다.

경줄기 전체에 이상이 나타나면 방광 또는 발의 후양 방광경의 이상으로 판단하면 되는 것이고, 유혈에 국부적으로 나타나면 해당 내장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

우리 몸의 병적 상태는 팔다리의 12경을 손보는 것만으로도 치료될 수 있다.

그러나 내장에 병이 있을 때는 12경과 함께 배와 등허리의 내장 반응구도 함께 손봄으로써 입체적인 치료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기초편 - 18.뼈대와 경락
뼈대와 경락
모든 병은 몸이 균형을 잃고 비뚤어지는 데서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기공도 약손요법도 몸의 형태적 균형을 건강 관리의 첫째 조건으로 꼽는다.

몸의 윤곽은 뼈대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뼈대가 바르면 몸의 형태도 바르고 뼈대가 비뚤어지면 몸의 형태도 비뚤어진다.

뼈대 바로잡기
뼈대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척주(脊柱)이다. 척주는 목뼈(경추) 7, 등뼈(흉추) 12, 허리뼈 (요추) 5, 엉치뼈 (천추) 5, 꼬리뼈 (미추) 4 등 33개 안팎의 척추(脊椎)뼈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마디마디 사이로 척수신경이 갈라져 나오고 있어서 척추뼈가 비뚤어지면 신경이 눌려 문제가 생기게 된다.

이것이 여러 가지 병의 원인이 된다는 견지에서 척추뼈를 바로잡는 치료법이 척추교정요법이다.

그러나 뼈대가 비뚤어지는 근본 원인은 경락의 이상, 즉 뼈대를 유지하는 경근(근육· 힘줄· 인대)의 약화와 불균형에 있으므로 경락을 다스리지 않고 뼈대 자체를 물리적 수법으로 교정하려는 것은 썩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없다.

약손요법은 경락 손보기로 전신적인 경락(경근)의 균형을 회복시키는 데 주력하면서 운동법 등 간접적인 방법으로 비뚤어진 뼈대가 저절로 바로잡히도록 한다. 뼈대를 바로잡는 근본 요법이라 할 수 있다.

관절은 경락의 요소
뼈와 뼈가 이어지는 관절 부위는 구조적으로 불안정하고 경락이 마디진 곳이기 때문에 기혈의 흐름이 정체되기 쉽다.
이를테면 경줄기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요혈들은 주로 관절 부위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경줄기들의 말단 부위인 손목에서 손가락 끝, 발목에서 발가락 끝 사이에는 각각 26 ∼27개의 잘다란 뼈들이 수많은 관절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손과 발은 그 전체가 경락의 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79쪽 참조).

옛날엔 가정에서 급증 환자의 손발을 주물렀고, 요즘엔 수지침이나 손 발 반사요법이 유행하고 있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약손요법에서도 '손발 주무르기'는 손쓰기의 주요 항목이지만 노인이나 만성병 환자 등 신체의 반사 기능마저 둔화된 경우엔 아무래도 본격적인 경락 치료를 병행하지 않고서는 만족스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기초편 - 19.경락살피기와 손보기
바라보고 만져 보고 움직여 본다
무릇 병 고치기에는 진찰과 진단이 선행되어야 하는 법이다. 하지만 약손요법은 서양의학의 병명 진단이나 한의학의 변증(辨證)과 같은 의학 차원의 진단을 할 수도 없거니와 꼭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러한 진단은 의사 한의사의 치료를 위한 것일 뿐 맨손 치료의 방향, 즉 어디를 어떻게 손볼 것인지를 정확히 가리켜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약손요법에서는 무엇보다도 어느 경줄기에 어떤 이상이 있으며 어느 부위에 어떤 장애가 나타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런데 경락의 병적 이상이나 장애는 병자가 통증이나 불쾌감 등 자각 증상을 호소하는 곳과는 다른 곳에도 잠재해 있게 마련이다. 경락을 손보려면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그런 이상을 잘 살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전문 지식이나 특별한 기술 같은 것을 갖출 필요는 없다. 약손요법의 본질이 그렇듯 경락 살피기는 거의 본능적인 방법과 느낌에 따라 진행한다. 받는이를 바라보고, 만져 보고, 움직여 보는 방법이다.

무심하게, 둘이서 함께
바라보기, 만져 보기, 움직여 보기 중에서 경락 살피기의 중심이 되는 것은 만져 보기이다.

만져 보기는 받는이의 몸에 손을 얹거나 눌러 보는 방법인데, 이때 특히 유념할 것은
첫째로, 병적인 이상을 찾아내려고 이리저리 탐색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그런 식의 태도와 손놀림은 받는이의 경계심을 유발하여 몸과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리게 한다.

그보다는 기공을 할 때와 같은 상태, 즉 아무런 잡념도 속셈도 없는 무심의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서, 느끼려고 애쓰지 말고 느껴지기를 기다리라는 뜻이다. 그렇게 할수록 오히려 병적인 이상이 잘 느껴지게 된다.

둘째로, 경락 살피기는 주는이와 받는이가 둘이서 함께, 서로 협조하면서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손을 얹고 누르면서 살피는 일은 주는이가 주동이 되지만, 받는이도 살피기에 동참하여 압통이나 쾌감 등 자기의 느낌을 수시로 알려주는 것으로 주는이를 도와야 한다.

또한 주는이는 사전에 반드시 받는이에게 협조를 당부해야 하며, 행여나 불문진(不問診) 따위에 마음이 끌려서는 안 된다.

약손 경락 진단
위에 적은 두 가지 점을 유념한다면 다음 쪽에 열거한 것과 같은 병적 이상들은 초보자라도 쉽사리 감지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같은 이상이 나타나는 경줄기가 바로 문제의 경줄기라고 보면 된다.

거기에 음양 원리와 경락 이론을 적용하면 그 이상이 음성인지 양성인지도 알 수 있고, 그것이 다른 경줄기에 어떻게 관련되어 몸 전체의 음양 균형에 , 즉 몸의 상하· 전후 좌우의 균형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도 헤아릴 수 있게 된다. 이것이 이를테면 약손요법식 '경락진단'이다
그러나 약손의 경락 '진단' 은 병명 진단처럼 고정적인 것이 아니다. 손보기를 반복하면 경락의 상태가 변화하기 때문에 그때마다 문제가 있는 경줄기도 달라지게 된다. 맨 나중에까지 병적 이상이 남아 있는 경줄기가 최종적인 진단이 되는 셈이다.

경락 살피기로 어느 장부(내장)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심증도 얻을 수는 있겠지만 장부의 병을 진단하는 것은 한의사의 할 일이다. 약손요법은 경락 계통에 나타나는 이상이나 불균형 자체를 병의 본태로 인식하는 것으로 족하다.

기 살피기
위와 같은 경락 살피기만으로도 손보기의 방향을 잡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보다 충실하게 기공 방식에 따라 경험을 쌓으면 손의 기감(氣感)이 점점 예민해져서 받는이의 몸에 나타나는 하나하나의 병적 이상이 기흐름의 이상으로 느껴지게 된다.

'여기는 부석부석하고, 여기는 뻣뻣하고, 여기는 응어리가 져있고' 하는 식이 아니라, '여기는 기혈이 부족하고, 여기는 기혈의 흐름이 정체되어 있고, 여기는 기혈이 뭉쳐져 있고' 하는 식으로 느껴지게 된다는 말이다.
일반적인 경락 살피기보다 한 차윈 높은 '기 살피기' 이다.

살피기와 손보기는 동시에
진찰과 진단을 먼저 하고 나서 치료에 착수하는 병 고치기의 일반적인 순서와는 달리 경락 살피기와 손보기는 동시에 진행한다. 살피기나 손보기나 손을 쓰는 법에는 차이가 없으므로 한편으로는 경락의 상태와 반응을 살피고 한편으로는 손보면서 그때그때의 느낌에 따라 적절히 손을 쓴다.

다시 말해서 받는이의 몸을 누르는 하나의 동작에서도 어떤 이상이나 반응을 감지한다면 그것은 살피기이고, 그에 따라 압력을 조절한다면 그것은 손보기이다. 살피기와 손보기는 이론상으론 다른 과정이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하나의 과정인 것이다.

■ 바라볼 때 눈에 띄거나 느껴지는 이상

 

 

 

■ 만질 때(손을 얹거나 누를 때) 느껴지는 이상

 

 

 

 

■ 움직일 때(타동 운동 때) 나타나거나 느껴지는 이상

 

 

인체 경락도

 

 

 

 

무제 문서
cafe24 GNU Admin